[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이쯤 되면 영리하다 못해 아주 탁월한 프레이밍이다. YG vs. JYP 구도가 또 한 번 큰 화제를 불러왔다. SBS ‘K팝 스타’ 때부터 시작된 두 회사의 대결 구도는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오후 방송된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레이 키즈’에는 방예담이 출연했다. 방예담은 지난 2012년 ‘K팝 스타’ 시즌 2에 출연했던 참가자다. 당시 혼자 연습한 춤 실력으로 양현석, 박진영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화제를 모은바 있다. 방예담은 ‘K팝 스타’ 종영 후 YG엔터테인먼트에 적을 두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약 5년. 방예담은 ‘스트레이 키즈’로 다시 한 번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됐다. ‘스트레이 키즈’는 JYP엔터테인먼트 남자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앞서 ‘식스틴’으로 트와이스를 탄생시킨 JYP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다.

박진영은 이날 ‘스트레이 키즈’ 출연진을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과 만나게 했다. 이 가운데 방예담이 있었고, 그는 놀랍게 성장한 보컬로 박진영으로부터 “역시 방예담은 방예담”이라는 칭찬을 이끌어냈다. 방예담 이름 석 자는 방송 이후 줄곧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었다.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앞서 ‘세븐 vs. 비’, ‘빅뱅 vs. 2PM’, ‘위너 vs. 갓세븐’, ‘데이식스 vs. 위너-아이콘’ 등 모두 네 차례 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이 가운데 일부는 ‘K팝 스타’나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 등을 통해 전파를 탔고, 시청자들에게도 YG와 JYP의 맞대결 구도가 익숙해졌다.

‘스트레이 키즈’ 방송 이후 YG엔터테인먼트는 ‘YG와 JYP 양사 간의 배틀은 오래 전부터 이어온 전통이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보냈다. 비공식, 비정기적으로 이뤄졌던 두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연습생 실력 평가가 어느덧 대중이 흥미로워하는 양사의 전통이 된 것이다.

국내에서 3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라 하면 흔히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가 꼽힌다. 하지만 각 회사가 보유한 K팝 아티스트의 수나 사업 다각화 등의 차원에서 살펴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이들 두 회사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YG vs. JYP’라는 프레이밍은 무척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꾸준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존재감을 두 회사가 연합함으로써 희미하게 만듦과 동시에, 화제성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연습생들이 출연해 서바이벌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야 여럿이지만,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양사 간 대결 구도라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요소를 갖게 된다.

방예담은 ‘스트레이 키즈’에서 팝스타 션 멘데스의 노래를 선곡해 솔로 보컬 무대를 꾸몄다. 이 영상은 네이버 TV의 톱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K팝 스타’ 때부터 끼를 인정 받은 방예담이기에 이런 화제 몰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유난스러울 정도로 서로의 연습생들을 추켜 세우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과정이 방예담의 화제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력이 뛰어난 연습생들은 차고 넘치지만 이 가운데 스타가 되는 건 소수다. ‘YG vs. JYP’ 프레이밍은 이들이 어떻게 스타를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똑똑한 프레이밍이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보도자료에서 “세븐, 비, 빅뱅, 2PM, 위너, 아이콘, 갓세븐 등이 양사 간의 배틀을 거쳐 최정상 스타로 등극했다”고 강조하면서 “방예담은 12살의 어린 나이에 ‘K팝 스타’ 시즌 2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뒤 YG엔터테인먼트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학업 역시 탑클래스 성적을 유지하며 노력파 우등생으로 꿈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며 차기 K팝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사진=Mnet 방송 화면 캡처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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