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다른 금융권에 비해 여성 임원 비중이 떨어지는 증권가가 달라지고 있다. 성별보다는 능력위주의 인사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미래에셋대우는 인사에서 박숙경(48) 호남충청지역본부장(상무), 김미정(48) 투자금융1본부장(이사대우), 김지숙(46) VIP서비스본부장(이사대우) 등 40대 여성본부장 3명을 새로 선임했다.

(왼쪽부터)박숙경 호남충청지역본부장(상무), 김미정 투자금융1본부장(이사대우), 김지숙 VIP서비스본부장(이사대우)/사진=미래에셋대우

박 신임 본부장은 옛 대우증권 순천지점장과 미래에셋대우 순천WM지점장을 지냈으며 1년 만에 이사대우에서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전날 지주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을 공동대표 체제로 개편하고 관리담당 대표이사로 윤자경(47)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상무보를 선임하기도 했다. 미래에셋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를 여성이 맡은 건 지난 199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자 출신인 윤 대표는 지난 2007년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해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옮겼다가 다시 미래에셋대우로 복귀했었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이 주요 경제지 기자 출신인 윤 대표를 지주사에 배치해 지배구조 논란에서 벗어나려한다는 평가도 있다. 기자 출신이니 언론에서 마구 비판적 기사를 쓰기는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지만, 여성 대표가 탄생한 건 사실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미래에셋캐피탈을 지배하고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등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계열사 출자 지분을 자본 대비 150% 이상 가질 수 없는데,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45%에 이른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사실상 지주 역할을 하면서도 유상증자와 기업어음(CP) 발행 등을 통해 자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지주사 전환을 피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또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최다 출자한 자회사 주식이 전체 자산의 50%를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돼 규제가 적용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배구조문제를 올해 말까지 해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대신증권도 지난 20일자 인사에서 이순남(48) 강남선릉센터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대신증권에 여성 출신 임원이 선임 된 것은 1962년 출범 이후 최초다. 이 상무는 1988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강남역지점장, 강남역삼센터장 등 영업 분야에서 근무했다. 동국대에서 MBA 과정을 마쳤지만, 한영여대를 졸업한 전문대학 출신이다.

또,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14일 조직개편에 따라 김정미(52) 증권등록부장을 전자증권추진본부 본부장으로 올렸다. 김 본부장은 1991년 예탁결제원에 입사해 홍보부, 펀드결제부, 펀드서비스부, 증권등록부 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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