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육 물량이 줄고 한우 고기값이 급등하면서 쇠고기 수입이 점점 늘고 있다.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한우 코너 (사진제공=연합뉴스)

 

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쇠고기(신선·냉장·냉동) 수입량은 2012년 26만4,376t, 2013년 26만7,578t, 2014년 27만9,706t으로 매년 늘었다.

올들어서도 9월까지 수입한 쇠고기 중량은 22만2,96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만6,614t)보다 2.9% 증가했다.

올해 1∼9월 쇠고기 수입금액도 작년 같은 기간(12억5,803만6,000달러)보다 11.1% 늘어난 13억9,707만3,000달러였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쇠고기 수입액은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를 앞질러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수입한 물량 기준 호주산 쇠고기가 57%(12만7,064t)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미국산 35.3%(7만8,808t), 뉴질랜드산 6.5%(1만4,565t), 캐나다산 0.5%(1,224t)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쇠고기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한우 사육 감소와 가격 상승이 있다. 최근 한우 사육 마릿수가 줄면서 도축 마릿수도 줄고 결국 소고기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가축동향'에 따르면 국내 한우 사육 마릿수는 2013년 6월 294만9,000마리, 작년 6월 278만7,000마리, 올해 6월 265만3,000마리로 감소해 2년 만에 10% 줄었다.

한우 사육 마릿수가 줄어드는 것은 정부가 2012년 말부터 적정한 마릿수를 유지하려는 취지로 암소 감축 사업을 해서 송아지 생산이 줄고 있어서다.

그런데 최근 정육점형 식당 등 한우 소비기반이 넓어지고 대형 유통업체의 할인 경쟁에 따른 재고 부족이 심해지면서 한우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집계를 보면 지난 15일 기준 한우 1등급의 전국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당 1만9,346원으로 작년 10월 평균(1만4,778원)보다 30.9% 올랐고, 전월 평균과 비교해도 3% 상승했다.

한우는 공급량이 4년 전에 결정된다. 한우를 한 마리 생산해 공급하는 데는 최소 40개월이 걸린다. 임신기간이 10개월이고 출산 후 출하까지 사육기간이 약 30개월 정도 필요하다. 여기에 송아지 생산을 위한 어미 소 건강관리 기간을 고려하면 송아지 1마리가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최소 4~5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한우 가격은 2018년까지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육우 장기전망에 의하면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2017년 최저치를 기록한다. 도축 마릿수는 2018년과 2019년을 전후로 최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분간 한우가 원활하게 공급되긴 어렵다는 뜻이다.

한우 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한우 가격 상승으로 쇠고기 수입량이 증가하고, 결국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한우고기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우 농가와 유통업계는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화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한우의 살길은 브랜드화라고 입을 모은다.

제주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축산 농가에서는 이미 지역별 특색을 살린 브랜드 한우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 특색을 살린 품질 좋은 한우를 키워서 비싸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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