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지갑 속 카드가 ‘직사각형 플라스틱’을 벗어나 다양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세로 플레이트, 나무 소재는 물론 웨어러블 형태의 카드까지 등장했다. 카드사들은 디자인으로 카드의 기능을 소개하는가 하면 수집욕을 자극해 신규 고객의 유입도 늘리고 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되는 카드 상품들이 디자인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카드고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카드 디자인’을 주제로 지난 9일부터 21일까지 약 13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대카드가 51.6% 득표율을 얻어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28일 밝혔다. 2위는 18.1%의 지지를 받은 국민카드가 올랐다. 뒤이어 삼성카드(13.5%), 신한카드(10.6%), 롯데카드(6.2%) 순이었다.

디자인 특징이 두드러지는 5개의 카드를 골라 이미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경훈 카드고릴라 디자인팀장은 “세로형 디자인에 단색의 컬러감이 특징인 현대카드 제로(Zero), M, X 시리즈, 혜택을 인포그래픽으로 표현한 KB국민카드 시리즈, 숫자와 혜택이 전면에 배치된 삼성카드 숫자 시리즈, 이지픽(easy pick) 프레임이 특징인 신한카드의 코드나인(Code9) 시리즈, 과감한 색상과 폰트가 특징인 롯데카드 올마이(All MY) 시리즈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포화상태에 접어든 카드업계는 부가서비스에 디자인을 더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추가했다.

포문은 현대카드의 ‘세로 플레이트’가 열었다. 올해 초 현대카드는 일반적인 가로형 플레이트에서 탈피한 세로형 플레이트를 선보였다.

현대카드 '세로 플레이트'/사진=현대카드

세로 카드는 기능과 디자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일반적으로 카드 앞면을 채우고 있는 카드번호나 글로벌 제휴브랜드 로고 등의 카드 정보를 뒷면에 배치하고, 앞면은 해당 카드상품의 핵심 캐릭터를 표현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모바일, IC카드 등 디지털 금융에 최적화됐다는 평이다.

‘카드=플라스틱’의 공식을 깬 카드도 있다. NH농협카드와 BC카드 '그린카드 v2', 우리카드 '가나다 체크카드' 시리즈는 나무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카드를 개발해 출시했다. '그린카드 v2'는 환경부와 금융권의 합작으로 카드 사용자가 저탄소 친환경제품 구매, 대중교통 이용 등 친환경생활을 실천하면 에코머니 포인트를 지급 받는다.

웨어러블 카드도 강세다. 비자카드와 롯데카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Visa 롯데카드 웨어러블’을 내놨다. 내부에 선불 칩이 내장된 웨어러블 스티커와 배지, 글러브를 휴대폰이나 옷, 손에 착용한 뒤 비자 전용 비접촉식 결제 단말기에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롯데스티커카드는 ‘스티키몬스터랩’ 캐릭터를 입혀 2030고객들을 공략했다.

Visa 롯데카드 웨어러블 배지형/사진=허인혜 기자

디자인 카드들의 모객 솜씨도 수준급이다.

‘신한카드 Deep Dream’ 본인 서명을 직접 디자인해 카드 플레이트에 새길 수 있는 '셀프 시그니처(Self Signature)'를 탑재해 출시 31일만에 28만9,000좌를 판매했다. 우리카드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기념 카드에 공식 캐릭터 ‘수호랑’의 이미지를 넣으면서 출시 50일 만에 10만좌를 돌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업계는 직관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카드의 기능성을 강조한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며 “포화 상태인 카드업계에서 고객의 눈을 한번 더 끌 수 있다는 점도 디자인에 총력을 쏟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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