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K뱅크(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환호보다 비판을 받고 있다. 출범 초기 저금리로 ‘돌풍’을 일으켰다가 급격 금리를 올리면서 본색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영업점포가 없어 시중은행보다 크게 줄인 비용으로 고객들에게 낮은 금리를 제공하겠다’고 출범 초기부터 공언해왔다. ‘저금리’를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워 등장했으나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아 이른바 ‘이자장사’로 이익을 내온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여기에 기존 은행들과는 완전히 다른 은행이 될 것을 표방했으나 크게 차별화되는 점도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중은행화(化)’ 되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는 지난 7월 평균 3.25%에서 10월 3.75%로 석달 새 0.5%포인트 올랐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평균 3.89%에서 6월 평균 3.49%로 0.4%포인트 떨어졌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속도조절을 위해 6월 중단했던 ‘직장인 K 마이너스 통장’ 상품의 판매를 지난 10일 재개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현재 은행연합회에 공시되어 있는 10월 평균 대출금리 5.01%는 소호 K 대출 중 마이너스 통장 방식 금리”라며 “10월에는 직장인 K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판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가 산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마이너스 통장을 재출시한 후 평균 금리는 다음 달이 되어서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범 초기부터 카카오뱅크보다 마이너스통장에서는 금리에서 뒤졌던 터라 카카오뱅크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은행도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변동하면 이를 대출 상품에 일단 반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평균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가 지난 7월 3.90%에서 10월 3.96%로 0.06%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카카오뱅크는 단기간에 급격하게 금리를 올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시장금리 따라서 오른 것은 맞다”면서 “카카오뱅크의 경우 고신용등급 고객 비중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최저 수준인데,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시중은행의 경우 1~2등급 위주로 마이너스 통장이 나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들이 저금리에 이어 중금리 대출을 기존 시중은행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내세웠던 점을 미뤄봤을 때 이 역시 지켜지고 있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말 내놓은 ‘금융안정 상황’ 자료에 따르면 신용등급별 신용대출 금리에서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은 차이를 보인다. 1∼2등급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이 3.39%로 국내은행(3.71%)보다 0.32%포인트 낮았다. 중저신용자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3∼4등급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이 4.79%로 국내은행(4.51%)보다 높았고 5∼6등급도 인터넷전문은행이 6.19%, 국내은행이 6.13%로 0.06% 포인트 높았다.

김서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