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국내 금융시장의 이목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충분히 조성된 상황에서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 낙관론을 펼치며 선 반영되고 있고 경제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했고,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을 선 반영해 일찌감치 금리가 뛰었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이는 지난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 보유와 운용업무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2%가 한은이 이달에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위축된 소비심리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지난달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했고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것이 이유로 꼽혔다. 올해 한국 경제가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각종 지표에 비해 체감경기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고,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것이 금리인상 카드를 선뜻 들게 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3분기 실질소득은 작년 동기 대비 0.2% 줄면서 8분기째 감소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점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서 ‘신호’를 워낙 많이 준 상태”라면서 금리 인상을 점쳤다. 이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가 금리인상의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과거에도 보면 원화강세 나타나더라도 금리인상 시그널을 준 상태에서는 한국은행이 바꾸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성장률도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원화강세가 금리인상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도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GDP갭(국내총생산 격차)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시점이고 미국과의 금리차를 고려했을 때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GDP갭은 실질GDP성장률과 잠재GDP성장률의 차이를 말한다. 경기의 과열·침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이 수치가 플러스면 물가상승 압력이 있다는 뜻이다. 최근까지 이 수치는 꾸준히 마이너스(-)였다.

그는 이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이고 소비자물가는 1% 후반대 머무르는데 너무 늦게 금리인상이 되면 물가상승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번 금리 인상이 기록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봤다.

김 센터장은 “인상을 해야한다면 지금이나 내년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면서 “굳이 늦출 이유도 없고 (금리인상에 대해) 반발이 심하지 않을 때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돈 빌린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늦췄으면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는 시기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인상 시기를 미룰 명분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가계부채가 느는 것과 관련해 금융안정 필요성도 있겠지만 펀더멘탈(기초체력)에 걸맞은 수준으로 정책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며 “3분기 GDP가 워낙 잘 나왔고 올해 성장률 자체가 한은이 냈던 3.0%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늦추기에도 한은 자체도 명분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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