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금융권이 IT전문가들의 마라톤 대회 ‘해커톤’을 개최해 인재 발굴과 핀테크 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해커톤에서 두각을 드러낸 인재에게는 채용·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얻은 아이디어는 실제 고객 서비스에 활용하는 중이다.

현대카드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2017 현대카드 해커톤: 디지털 트랜스포머스’를 열고 차량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팀에게 대상을 수여했다./사진=현대카드 제공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금융권에서만 두 곳이 해커톤 대회를 치렀다.

해커톤이란 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로 24시간 등 제한된 기간 안에 아이디어를 시제품 등 구체적 형태로 만들어내는 개발자 대회를 칭한다.

현대카드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2017 현대카드 해커톤: 디지털 트랜스포머스’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현대카드 임직원들이 팀을 꾸려 포인트 서비스, 자동차 금융, 사내 업무개선 등 200여개의 아이디어를 내놨다. 휴대폰 카메라를 활용해 연체 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출품된 아이디어 중 우수하고 실현 가능한 것들을 모아 실제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승 팀은 미국 실리콘밸리 ‘인사이트 트립’의 특전도 지원한다.

교보생명은 25일부터 26일까지 무박 2일간 해커톤 대회를 열었다. 서류심사를 거쳐 선발된 학생 및 일반인 개발자, 스타트업 등 29개 팀(기업부문 11개 팀·일반부문 18개 팀) 108명이 참가했다.

특히 보험업계에 적합한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 대회 진행에 앞서 세 차례의 보험시스템 사전 교육을 치렀다. 고객과 관련된 업무처리가 많은 가입, 유지, 지급에 이르는 22개의 업무시스템에 대한 프로그래밍 환경도 대회 당일 개방했다.

일반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팀은 서류전형이 면제됐다.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추진되면 우선 참여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ING생명이 해커톤과 마케팅을 접목한 ‘마케톤’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선정된 아이디어에는 실행 경비와 상금이 주어졌다. 대상 팀원들은 ING생명 인턴십 기회를 얻었다.

금융권의 해커톤 대회는 최근 2년간 꾸준히 치러졌다.

JB금융이 2015년 제1회 대회를 마련해 우승업체와 맞손을 잡았다. 지난해 6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IBK기업은행이 ‘핀테크 블록체인 해커톤’ 대회를 열었고, 당해 11월 JB금융이 제2회 대회를, 12월에는 현대카드·KB금융 등도 해커톤 대회를 개최했다.

해커톤 대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핀테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AI금융비서, 간편 더치페이 등이 상용화됐다. 다수 계좌를 한 번에 묶어 결제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커톤에서 발굴된 아이디어들을 시스템화 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매해 수십 건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어 초반 아이디어를 소화하고 나면 해커톤에서 찾아낸 서비스가 핀테크를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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