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올해가 한 달 남은 시점, 국내 주요 은행 수장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올해 초부터 차근차근 실행해 오던 경영전략들을 최종 점검하며 마무리를 지음과 동시에 내년 경영계획을 구상하는 중요한 시기다. 공통적으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다음 달 말에서 내년 초로 이어지는 정기인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취임한지 일주일이 갓 넘은 허인 국민은행장은 남은 한 달을 취임 초기 고객 중심 경영의 초석을 닦는데 보낼 예정이다. 올해를 약 40일 앞두고 행장 자리에 올랐기에 남은 기간 동안 고객에 집중하면서 내년 경영전략 수립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허 행장은 업무 틈틈이 기업고객과 개인고객을 우선에 두고 만나면서 인근 점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취임 초기인만큼 최대한 많은 고객과 많은 직원을 만나시려고 한다"며 "취임사에서도 고객 중심 경영을 천명하셨고 그 일환으로 취임하시자마자 영업점을 찾아 고객들을 만나셨다"고 설명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과 허인 국민은행장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 전통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허 행장은 고객들과의 소통 외에 현장경영에도 치중할 계획이다. 허 행장은 지난 21일 행장 취임 후 공식적인 첫 행보로 영등포 전통시장 방문을 택했다. 서민금융 거점점포인 희망금융 플라자에서 서민금융 일일 상담을 진행하는 현장경영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허 행장 취임 후 단행될 첫 인사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회장-행장 겸직체제에서 분리경영으로 선회한 뒤 첫 인사기도 하다. 대부분의 부행장급 임원이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어떤 인사를 기용할지와 인사 폭이 관심이다.

허 행장은 지난 21일 있었던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2월 말에 지주사가 정기인사를 단행하면 은행 또한 맞물려 이뤄질 것”이라면서 “지주사와 은행 임원을 겸직하는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협의를 해 조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등 기존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앱) 6개를 한데 모은 통합 앱 ‘슈퍼(SUPER)앱’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는다. 신한은행은 올해 안에 슈퍼앱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2월 출시 예정이다. 지난 7월 위 행장이 모바일 원(One) 플랫폼의 구현을 첫 실무지시로 내렸을 때 은행권에서는 그의 ‘디지털 경영’이 신호탄을 쏴 올린 것으로 해석했다. 신한카드 사장 시절부터 디지털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만큼 은행 안팎에서는 ‘신한 FAN’을 잇는 또 다른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성공 두드림 SOHO 사관학교 수료생들과 신한은행 임직원이 함께 한 ‘두드림 위(Do-Dream We) 포차’ 행사에서 성공 두드림 SOHO 사관학교 1기 회장 임주현 지구대표족발 대표(오른쪽)가 위성호 신한은행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지난 9월 말 ▲청년고용 등 일자리 창출 지원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및 자금 공급 ▲사회 취약계층 직접 지원 등 총 9조원 규모의 15개의 사업을 진행하는 ‘신한 두드림(Do Dream) 프로젝트’도 한해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방위적인 프로젝트로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한다”며 “기업 투자나 대출 상품을 통한 금융지원은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부행장급 인사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의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부행장급 인사기도 하고 15명 중 9명의 임기가 다음 달 31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다음 달 말 임기가 끝나 연임 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올해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마지막까지 경영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지난 2월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해 상품·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모집한 ‘NH-고객패널’ 종합발표회가 12월에 열린다. 비대면채널, 상품·서비스 등 핵심 사업에 대한 제안 및 결과를 발표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농협은행에 대한 다양한 평가도 함께 발표하는 자리다. ‘고객중심 경영전략을 수립하겠다’던 이 행장이 고객과 만나는 마지막 접점인 셈이다. 계열사의 경영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범농협 상생경영협의회도 다음 달 중 예정되어 있다.

농협은행의 경우 이 행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수장 교체와 맞물린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연말까지 인사 및 보수체계 통합에 매진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꾸준히 양사의 직급 및 임금체계를 통일하기 위해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임원을 교체하는 등 통일안 마련에 속도를 내왔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9월 통합 2주년을 기념해 단행한 승진인사에서도 양사 직급을 통일시키지 못한 채 발표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12월 한 달을 첫 해외 M&A(인수합병)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내년 초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2곳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창립 이후 첫 해외 인수합병 사례가 된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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