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왼쪽)-성낙송(오른쪽 위)-박용범.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경륜 최대의 축제이자 시즌 대미를 장식할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륜’ 출전 선수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올 해는 대진과 선발 방식이 예년과 달라졌다. 지난 시즌까지 그랑프리 결승 진출자는 성적 상위 110명이 금요일 예선, 토요일 준결승을 치러 성적 우수자 최종 7명이 진출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랑프리 포인트(Grand Prix Point•GPP) 제도를 도입해 포인트 성적 상위 7명이 그랑프리 결승에 직행한다.

그랑프리 포인트란 출전 선수들의 연간 평균득점, 승률, 대상경주 입상가점을 합산한 점수다. 평균득점과 승률 1위에게 각각 50점을 부여하고, 다음 순위부터 2점씩 차감한다. 대상경주 입상가점은 매 대회 우승자에게 5점, 2위 2점, 3위 1점을 부여한다. 그랑프리 포인트 상위 7명은 연말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대회에 예선, 준결승 없이 일요일 결승에 직행한다.

1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SS반 멤버들이 차지했다. 그랑프리 포인트 1위는 자타공인 경륜지존 정종진이 차지했다. 정종진의 포인트는 총 115점으로 종합득점, 승률에서 각각 50점 만점에 3번 출전한 대상마저 싹쓸이하며 15점을 받았다.

성낙송은 106점을 획득하며 2위에 올랐다. 3위는 박용범(96점), 4위는 박병하(92점), 5위는 이현구(86점)가 차지했다. 과거에 비해 두꺼워진 선수층 때문에 이른바 ‘하늘의 별 따기’인 남은 두 자리는 정하늘(83점)과 신은섭(81점)에게 돌아갔다. 정하늘, 신은섭의 그랑프리 진출은 매 경주 시드를 받는 SS반에 비해 늘 불리한 대진표 속에서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특별한 사유나 부상이 없다면 이들 7명의 그랑프리 출전은 확정적이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후보로는 이으뜸, 황인혁, 김현경, 윤민우 정도가 거론된다.

박병하(위 왼쪽)-이현구(오른쪽)-정하늘(아래 왼쪽)-신은섭(오른쪽).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팬들의 관심은 누가 ‘왕좌의 게임’에서 승리를 차지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개인 역량으로 보자면 ‘디펜딩 챔피언’ 정종진과 최근 ‘벨로드롬의 떠오르는 스타’ 성낙송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큰 경기는 개인 역량 못지않게 지역 최강을 가리는 훈련지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대부분 이 과정에서 우승 선수가 배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접근하자면 더 많은 경우의 수와 함께 계산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훈련지 구도는 크게는 수도권과 경상권의 양강구도, 세부적으로 보자면 고양/계양, 창원/김해, 동서울팀의 삼파전 양상이다. 전자의 경우 수적으론 4대3의 싸움이기에 수도권이 유리할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자타공인 최고의 선행력을 갖춘 박병하, 정하늘을 필두로 만능 플레이어인 정종진이 중심에, 마지막으로 신은섭이 뒤를 완벽하게 받쳐줄 수 있다. 그야말로 철옹성으로 불릴 만한 최상의 전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창원/김해팀은 결속력에서 앞서 있고 수읽기에 모두 능한 선수들이다. 특히 경륜계 최고 테크니션으로 손꼽히는 박용범이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수도권의 약점을 파고든다면 라인이 순식간에 파괴될 수도 있다. 대부분 몸싸움에 약한 것이 수도권의 최대 약점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 시즌 훈련지 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성 동서울팀’이 수도권 전열을 이탈해 독자 노선을 걷는다면 천하무적 정종진이라 해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정은 가정일 뿐 현재로선 유·불리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올 시즌 그랑프리 경륜 생중계(스피돔 포커스) 해설자로 내정된 경륜 전문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이번에는 역대 어느 그랑프리보다 예측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박창현 발행인은 “우선 금, 토요일 예선을 거치지 않고 최상위 7명의 선수들이 온전하게 출전해 단 한 경기로 승부가 가려지게 돼 출전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 기세, 집중력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출전 선수들은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 만큼 상대를 고려한 여러 가지 작전이 펼쳐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경주 중 변수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수도권 세력이 박용범의 집요한 견제를 무력화시키고 라인을 종반까지 유지한다면 정종진을 중심으로 박병하 또는 신은섭의 동반 입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반대로 경주 초반 수도권의 벽이 허물어진다면 최고의 막판 결정력을 지닌 성낙송을 중심으로 승부가 이뤄질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2017 경륜 최고 왕좌는 누가 차지할지 벌써부터 광명스피돔은 후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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