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온라인을 뛰어넘어 모바일에서도 보험 상품을 가입할 수 있게 돼 ‘내 손안의 보험’으로 영토가 넓어지고 있다. 방카슈랑스의 하락세 속에 ‘인터넷은행+모바일 보험가입’의 합작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한 항목, 24시간 상담 창구가 강점으로 꼽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4일 지점 방문 없이 은행 앱이나 웹에서 손쉽게 보험상품을 비교,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슈랑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화생명, IBK연금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4개 보험사와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MG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개 손해보험사의 20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상품 구성은 저축성 보험 8개(연금저축 3종, 연금보험 2종, 저축보험 3종)와 보장성 보험 12개(건강 3종, 상해 4종, 암 2종, 해외여행자와 어린이(자녀), 주택화재 각 1종)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IBK연금보험, KB손해보험, MG손해보험의 취급상품은 24시간 365일 가입이 가능하다.

기자가 직접 7개 항목(연금·저축·암·건강(상해)·어린이·주택화재·여행/레저보험)에서 보험료가 가장 저렴하고 가입이 간편한 여행자보험에 가입해 봤다.

케이뱅크에서 취급하는 여행자보험은 ‘MG해외여행보험’ 단일 상품이다. 가입은 크게 세 단계로 개인정보 확인, 고지 알림, 문서 확인으로 나뉜다.

사진=케이뱅크 앱

개인정보 확인은 계좌를 개설하며 기입한 정보로 처리된다. 고지 알림 단계에서 의료기록이나 여행 목적 등을 묻는다. 항목은 10개 미만으로 ‘예/아니오’를 선택하면 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전 보험상품에서는 여행자보험에서 고객의 직업을 묻는다거나, 해외여행객에게 국내 운전면허 소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불필요한 항목이 많았다”며 “모바일 방카슈랑스를 도입하며 비효율적인 질문을 대폭 축소했다”고 말했다.

가입 약관과 계약서, 상품안내 등은 첨부 항목을 열어 전문을 읽고 몇 가지 항목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면 보험가입에서도 일괄적으로 설명을 듣고 한꺼번에 서명하는 계약 방식이 흔해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사진=케이뱅크 앱

상품설명서와 청약서, 약관을 확인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 일반 상품설명서와 같은 형식으로 모바일에서 확인하기에는 다소 불편했다.

보험계약 청약서는 회원가입시와 앞선 문항에서 기재한 대로 자동으로 작성된다. 서명도 전자서명으로 대체돼 수기로 기입할 사항은 전혀 없다.

보험료 결제는 케이뱅크의 본인 계좌와 연동돼 진행된다. 전반적으로 비대면 판매인만큼 수수료가 낮아 보험료도 저렴한 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 판매는 기본적으로 대면보다 저렴한데, 시중은행들은 대면 상품과 비대면 상품을 동시에 운용해 비슷한 상품이어도 수수료 차이가 발생했다”며 “케이뱅크는 비대면 상품만 판매하면서 전 상품에서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상품 대비 저렴한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보면 케이뱅크 모바일 방카슈랑스는 온라인과 모바일 방카슈랑스에서 같은 상품을 출시해 접근성을 높였다. 일부 은행은 온라인 방카슈랑스 상품에 비해 모바일 상품의 폭이 좁았다.

상품 추천 알고리즘은 서비스 초기인만큼 완성되지 못했다. 상품 판매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판매순으로 나열될 전망이다. 로그인을 하지 않고 앱내에서 나이와 성별만 기재하면 보험료 등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간편했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모바일 방카슈랑스 환경에서는 해소된다고 케이뱅크는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창구 직원이 대출이나 적금 상품과 보험을 끼워 파는 일명 ‘꺾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대면 방카슈랑스는 ‘꺾기’ 부작용이 있지만 케이뱅크의 방카슈랑스는 고객이 원해야 들여다보는 구조다”라며 “보험 자격증을 갖춘 전문 상담원이 24시간 전화상담을 받아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시행초기인 만큼 일부 문항이 완성되지 않거나 오탈자도 눈에 띄었다. “최근 다음과 같은 의료행위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시 의료행위가 명시되지 않는 등이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여행, 레저활동으로 간편보험가입이 필요한 2030세대에게는 편리한 플랫폼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케이뱅크 모바일 방카슈랑스에서 체결된 계약을 살펴보면 2030세대가 상당수였다.

사진=케이뱅크 앱

한편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채널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모바일 방카슈랑스가 큰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채널이 확대된다는 점에서는 환영했다.

케이뱅크 방카슈랑스에 진출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면서 방카슈랑스의 점유율도 낮아졌고, 판매채널 다변화로 방카슈랑스가 투자 대비 수익이 좋은 시장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하지만 판매채널이 넓어져 고객 편의가 높아진다는 부분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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