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2017년을 바삐 지낸 이를 꼽으라면 배우 이재균도 빠질 수 없다. 방송 순서대로 ‘명불허전’, ‘아르곤’, ‘이십세기 소년소녀’(이소소), ‘당신이 잠든 사이에’(당잠사)까지 곳곳에 얼굴을 내밀며 가성비 높은 활약을 펼쳤다. 이재균은 사실 뮤지컬계의 ‘아이돌’로 불리며 두터운 팬덤과 남다른 티켓 파워가 있다. TV와 영화 등 좀 더 빨리 소비되는 영역으로 활동을 넓힌 뒤 올해 러브콜이 많은 배우 중 하나로 성장했다.

-2017년 4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해 네 작품을 마쳤다. 어느 순간 이만큼 작품을 끝냈더라. 굳이 얘기하자면 사전제작된 ‘당잠사’를 가장 먼저 찍었는데 가장 나중에 방송이 됐다. 사실 ‘당잠사’는 영화 촬영 일정이 겹쳐 고사했었는데 하루만 나와주면 된다 하길래 출연했다 마지막 회까지 나왔다.”

-네 편에 드라마 중 특히 애정이 갔던 캐릭터가 있었나.

“넷 다 애정이 많았다. 애증도 있고. 돌이켜 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좋은 경험임은 분명했다. 무엇보다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많이 든다.”

-배역의 직업도, 성격도 비슷한 게 하나도 없었다.

“캐릭터를 잘 보여준 것은 직업 때문 같다. ‘아르곤’의 경우 천우희 선배의 곁에서 도와야 하는 역할이라 어떤 신에서 뭘 보여줄까 고민을 했다. 기자들이 취재할 때 어떤 노력을 하는지 가장 중요했다. 대사에 ‘사흘간 밤샜다’는 표현을 위해 잠을 적게 자고 촬영해다. 단순히 피곤을 연기하기 보다 얼굴이 피곤에 찌들면 이해를 잘 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소소’는 매니저라는 모습이 신을 살리기 보다 묵묵하게 보이는데 치중했다.”

-무대에서도 혼신을 다하기로 유명하다. 드라마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 정도는 노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니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럼에도 아쉬운 게 정말 많다.”

-유난히 어려웠던 드라마가 있었나.

“‘당잠사’에서 김원해 선배의 과거로 나왔다. 회상 신이 드문드문 나오는데 전사가 설명되지 않아 감정을 잡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대본과 감독의 설명이 워낙 좋아 연기를 마쳤다. 특히 김원해 선배가 끌어준 게 있어 잘 됐다. 또 시간이 많이 않음에도 아역 배우들에게 의지하며 연기를 잘 이어갔다. 덧붙이자면 ‘당잠사’는 분장도, 헤어도 따로 스타일링을 하지 않고 촬영했다.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해 그랬다. ‘이소소’도 매니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역시 분장, 헤어도 거의 안 했다.”

-4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분량 욕심은 나지 않던가.

“단 한번도 튀어야지 하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만 어필하려고 욕심을 내는 순간 연기가 변한다. 그저 내가 재미있어야 보는 사람도 재미있는 게 좋다.”

-차세대 배우,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그런데 잘 못 느끼겠다(웃음). 다만 작품을 잘 따라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을 검색하나.

“그럼. 당연히 한다. 프로필 사진을 볼 때마다 되게 못생겨 보인다. 나보다 어머니가 만날 검색한다. 내 스케줄을 다 알고 있다(웃음).”

-드라마 4편에 이어 연극도 출연한다.

“7일 막을 올린 ‘블라인드’라는 작품이다. 무대는 약 10개월 만이다. 외국 영화가 원작인데 엄마와 둘이 사는 시각장애를 가진 소년이 책을 읽어주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내용이다.”

-휴식이나 재충전 없이 컴백은 의외다.

“네 편의 드라마를 하면서 예전에 뮤지컬, 연극에서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선배들이 꼭 연극을 다시 하면 뭔가 열리는 느낌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그렇다. 무대는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있다. 사실 이소소와 연극 연습을 병행할 때 캐릭터의 전환이 잘 되지 않아 힘들었다. 본격적으로 연극 연습에 들어가서는 체력적으로 힘도 좀 든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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