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깝스' 혜리(왼쪽), '당잠사' 배수지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로 투잡 중인 동갑 절친 혜리와 수지의 연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걸그룹 출신인 두 사람은 각각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과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도 잠시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연기력 논란은 지울 수 없었다. 비슷한 시기 기자 역할에 도전한 두 사람의 연기는 확연히 비교가 되고 있다.

혜리의 연기는 총체적 난국이다. MBC 월화극 ‘투깝스’에서 악바리 사회부 기자 송지안 역을 맡았는데, 첫 회부터 연기력 논란이 제기됐다. 혜리는 직접 사회부 기자에게 조언을 구하고, 리포팅 연습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발표회 당시 “기자 연기는 도전이다. 최대한 캐릭터를 내 것으로 만들고, 나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전작에서는 뭔가를 만들어 나가려고 했다면 지금은 작품에 녹아 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전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응팔’ 속 덕선이가 타임슬립 한 게 아닌가 싶었다. 시청자들도 “덕선이가 승무원 떼려 치고 기자가 됐다”고 비꼬았다. 대체 기자 역을 위해 ‘어떤 걸 준비했나?’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부정확한 발성과 어색한 표정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떨어트렸을 뿐 아니라 채널을 절로 돌리게 만들었다. 조정석과 케미도 기대 이하였다. 형사 차동탁 역의 조정석과 첫 만남부터 얽히며 티격태격 하는 장면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실제로 열네 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삼촌과 조카 사이로 보일 정도로 어색했다. 결국 ‘투깝스’ 시청률은 3%대까지 떨어졌다. KBS2 ‘마녀의 법정’이 종영하면서 시청률이 6~7%대로 올랐지만, 혜리 연기력에 대한 혹평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수지 역시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당잠사)에서 사회부 기자 남홍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수지는 영화 ‘스포트라이트’ 등을 참고하고, 현직 방송기자들의 도움을 받아 리포팅 연습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가 하는 일 전반을 숙지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그 결과 수지의 뉴스 리포팅 장면은 ‘기자 대역설’이 돌며 화제를 모았다. 일상생활과 기자로서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발성을 달리하며 차이를 줬다. 평소 홍주는 발랄하지만, 기자일 때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뉴스를 전달해 호평 받았다. 수지의 스피치 자문을 담당한 SBS 정혜경 기자는 “정말 열심히 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몇 분 전에도 따로 녹음 해 ‘이렇게 하면 될까요?’라며 물어봤다. 열의가 대단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수지의 연기력이 감탄할 만큼 뛰어나게 발전한 건 아니다. 다만 여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도 보였다. 함께 출연한 이종석을 비롯해 이상엽, 정해인, 신재하 등도 입을 모아 수지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혜리와 수지는 걸그룹으로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다. 두 사람 모두 연기력 논란이 일었지만, 이를 돌파하는 태도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혜리는 ‘투깝스’ 방송 전 수지와 비교에 “걱정이 되는 점도 있지만 친구로서 자랑스럽고 자극도 됐다. 수지에게 물어봐서 도움을 받은 점도 있다”며 “리포팅을 하는 부분에 대해 준비를 많이 했으니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자신했지만, 실망감을 주기 충분했다. 사진=MBC, SBS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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