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금융당국이 손해보험사의 GA(독립대리점) 고배당수수료와 특별수당(인센티브)을 집중 점검하기로 하면서 보험사들의 판매채널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GA 수수료와 특별수당이 정상화되면 철새 설계사와 불완전판매 문제도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당국의 테마검사 흐름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자체적으로 특별수당 체제를 정비하는 등 몸을 낮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열흘간 금융당국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4개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사업비 운용실태 예비조사에 나선다. 사업비 내부통제 규정과 대리점 모집채널별 수수료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비조사로 전반적인 내용만 파악하는 정도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4개사에 대한 타겟 조사라기보다)대형사와 중형사, 소형사, 외국사 중 하나씩을 정해 샘플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점검을 토대로 내년 본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손보사 17곳에게 장기보험 사업비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2015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사업비 내부통제 내규와 절차 및 점검 내역 ▲장기보험 상품별 사업비 분석 ▲장기보험 판매유형별 사업비 분석 ▲대리점 등 모집채널별 수수료 ▲시책 지급 기준 ▲모집수수료 지급 및 환수 기준과 관련한 현황 등을 제출 받았다.

선조사 항목이 GA 수수료를 정조준하면서 이번 테마조사에서도 사업비 중 GA 수수료와 시책을 집중 조명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테마검사는 금융당국이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인 GA 업무기준 강화 규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보험업감독규정에 GA 업무기준강화 부문을 신설했다. 상품비교설명제와 통화품질모니터링 등으로 GA의 고질병인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였다.

규제와 모니터링이 재차 강화되는 이유는 GA채널의 부작용이 그만큼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시책이 고공행진하면서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들이 GA로 옮기고, 시책에 따라 또 다시 이동하는 등 ‘철새’ 부작용이 양산됐다.

보험사들은 GA가 판매한 상품마다 수수료를 지급한다. 더불어 판매 상품의 특성이나 초회 보험료 등을 고려해 특별수당인 시책도 지급한다.

상품판매 수수료를 천정부지로 올릴 수 없으니 임시방편으로 시책이 치솟았고, 보험사의 경쟁도 과열 양상을 보였다. 한때 시책은 400%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200%로 소강 상태다. 월 10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상품을 팔면 4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이야기다.

판매건당 수수료와 시책 탓에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GA도 늘었다. 이 때문에 불완전판매 비중도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각 채널별 불완전 판매비율을 살펴보면 ▲GA 0.78% ▲텔레마케팅(TM) 0.65% ▲홈쇼핑 0.56% ▲보험사 소속설계사 0.35% ▲방카슈랑스 0.06% 순이다. 장기적으로는 부작용 탓에 사업비가 확대되고 그에 따라 보험료도 함께 오르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한편 고배당수수료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손보사들은 자체적으로 시책 비율을 하향조정하는 등 몸을 낮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시책은 곧 GA 경쟁력이라 한 보험사가 시책을 높이면 다른 보험사들도 따라가는 구조”라며 “실제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모든 보험사들의 GA 수수료나 특별수당은 비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부상하던 GA채널의 기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도, 그에 따른 계도안도 나오지 않아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검사 결과나 지도감독에 따라 보험사들의 판매전략 방향키도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GA를 겨냥해 칼을 빼든 만큼 보험사들도 이전처럼 공격적인 GA마케팅을 펼치기에는 눈치가 보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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