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연말 주요 시중은행 임원들에 대한 인사 태풍이 예고된 가운데 성과위주의 평가는 물론 내년 경영계획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 하나은행 부행장은 모두 30명으로, 이 중 2명을 제외한 28명 임기가 연내 종료된다. KEB하나은행을 제외하면 현 은행장이나 행장 내정자의 첫 임원 인사라는 점과 금융권 전반적으로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시중은행 중 KEB하나은행을 제외하면 현 은행장이나 행장 내정자의 첫 임원 인사라는 점과 금융권 전반적으로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사진제공=연합뉴스

임원 인사에 있어서 회장·행장들은 대체적으로 ‘계파에 상관없이 능력 위주의 인사를 기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일·상업 출신을 동수를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능력껏 성과 위주로 인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부문장 제도가 1인 수석 부행장 체제보다 낫다”면서 “분야별로 나뉘기 때문에 좀 더 전문화되고 차기 CEO 후보도 양성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 것으로 봤을 때 성과에 따른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상호 협의하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혀뒀다. 지주와 은행 임원을 겸직한 인사들이 있고, 현재 허 행장보다 나이가 많은 부행장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연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이는 절대 기준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적이 있고 그동안에도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업무 능력에 따른 인사를 해왔기 때문에 허 행장 역시 이를 존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허 행장의 출신 은행도 추후 인사에 있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허 행장은 그동안 임원 인사에서 소외됐던 한국장기신용은행 출신이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계파갈등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영향을 덜 받아 독립적인 인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15명의 임원 중 부행장 7명을 포함해 13명의 임원 임기가 오는 31일 끝난다.

신한은행도 새 수장을 맞은 뒤 첫 임원 인사가 진행된다. 지난 3월 취임한 위성호 행장의 첫 임원 인사다. 그동안 대거 교체되기보다 연임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 다만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들은 조용병 회장이 신한은행장 때부터 부행장직을 맡아왔기에 대규모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7명의 부행장 중 6명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된다.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12명 중 11명의 임기가 이달 초 이미 끝났다. 다만 손 내정자가 아직 정식으로 취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취임 직전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행장 사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급작스럽게 수장이 됐고, 조직의 안정화가 아직 필요한 만큼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여부를 임원 인사에 있어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은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 3연임을 하게 된다. 견조한 실적과 딱히 경쟁자가 없다는 이유로 이번 역시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현직 프리미엄’ ‘셀프 연임’ 등을 비판하고 나선 금융당국의 지적에 부담스러운 눈치다. 그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할 때 충분히 임원 인사를 통해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4명의 부행장급의 임기가 연말 만료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연말 임원 인사는 금융사 수장이 바뀐 뒤 처음 단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대규모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쇄신이나 조직의 재정비를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인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사가 조직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지만 외부 상황을 고려해 조직 안정을 우선에 둘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다가오는 임원 인사의 특징은 은행 안팎 모두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고려해야 하는 점이다”면서 “은행 외부에서의 뒤숭숭한 상황을 행내 쇄신을 통해 이겨낼 것인지, 외부 상황을 감안해 은행 조직은 안정을 택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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