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이제 마세라티는 주요 브랜드가 됐다. 소수의 부유층만 아는 숨겨진 브랜드가 아니다. 올해 국내 판매량만 2,000대를 넘어설 예정이다.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높은 주행성능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스포츠카를 만들던 마세라티의 브랜드 철학은 여전히 삼지창 그릴 안에 잘 녹아들어있다. ‘도깨비의 차’로 주목받았던 데에도 이런 브랜드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마세라티 3종. (왼쪽부터) 르반떼, 콰트로포르테, 기블리. 마세라티 제공

국내에 출시된 마세라티 3종을 타봤다. 르반떼S와 뉴 기블리 Q4, 콰트로포르테 Q4까지다. 모두 인천 송도에서 영종도 사이를 왕복하는 시내 및 고속도로 구간이다. 각각 30km씩 달려봤다.

세 모델은 모두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3리터짜리 V6 트윈 터보에 8단 ZF 변속기를 조합한다. 최고출력이 430마력에 최대토크가 59.2kgㆍm이다.

그래서 배기음도 똑같이 난다. 명품 클래식 음악과도 비견되는 마세라티 특유의 소리를 어떤 모델에서도 들을 수 있다. 시동을 켤 때는 물론이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마세라티임을 알려주는 경쾌한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제로백(100km/h를 내는 시간)도 거의 비슷하다. 뉴 기블리가 4.7초, 콰트로포르테가 4.8초, 르반떼가 5.2초다.

단 실제 주행 감성은 콰트로포르테가 압도적이다. 공기 저항계수가 0.28cd에 불과한데다가, 대형세단임에도 2,070kg밖에 안되는 무게를 앞뒤 골고루 배분한 덕분이다.

마세라티는 센터페시아 조작 방법이 직관적이라서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다.

뉴 기블리도 무게가 2,070kg에 불과하지만, 공기 저항계수가 0.29cd로 더 높다. 르반떼는 0.31cd다. 동급 최저이긴 하지만 세단에 비하면 떨어진다. 무게도 2,265kg에 달한다.

자율주행기능은 세 모델 모두 2단계 수준으로 탑재됐다.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유지 보조(LKAS) 등이 잘 작동한다. 고속도로에서는 왠만한 자율주행 수준으로 쓸 수 있다.

특히 옵션에서 LKAS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든 점은 특별한 배려다. 설정에 따라 격차가 큰 편이라서, 취향과 상황에 따라 골라 쓰면 되겠다.

인테리어도 세 모델은 비슷한 수준이다. 플래그십인 콰트로포르테가 공간 크기, 마감, 편의성 등에서 다소 앞서는 정도다. 고급 가죽 시트와 알칸타라가 깔린 천장은 왠만한 고급차에서도 보기 힘든 것들이다.

센터페시아 인터페이스는 마음에 쏙 든다. 다른 수입차와는 달리 직관적이고 간단한 방식으로 금방 조작법을 익힐 수 있었다.

운전 재미를 극대화하는 스티어링 휠과 패들 시프트는, 대신 조향 지시등을 켜기 어렵게 만들었다.

폰트나 디자인은 다소 아쉬웠지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가독성이 뛰어나서 보기도 편하다.

굳이 단점을 찾아보자면, 묵직한 패들 시프트다. 조향등이 너무 멀어서 손가락이 짧은 사람에게는 꽤 불편할 수 있다.

대신 운전 재미로 보면 경쟁 모델을 압도적으로 누른다. 변속 타이밍도 재빠른 덕분에 게임을 하는 기분까지 든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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