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펀 투 드라이브’ 시대가 왔다. 자율주행기술 발전으로 필요성이 줄어든 대신, 운전은 취미로 자리잡는 중이다.

고성능 자동차 인기가 치솟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카는 부유층의 전유물을 넘어서, 고가의 취미 용품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포르쉐가 작년 출시한 718 카이맨은 8,0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새로운 시대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재규어도 내년 2월 비슷한 가격대의 F-TYPE P-300을 내놓고 동참을 선언했다.

재규어 F-TYPE(왼쪽)과 포르쉐 718 카이맨. 각 사 제공

두 모델은 같은 2리터 짜리 4기통 엔진을 쓴다. 최고출력도 300마력도 같다. 둘다 터보 차저를 달았다.

제원상으로는 F-TYPE이 조금 더 강력하다. 최대토크가 카이맨이 38.7kg·m, F-TYPE이 40.8kg·m이다. 변속기도 카이맨은 7단, F-TYPE은 8단을 쓴다.

하지만 실제로는 카이맨이 더 날쌔 보인다. 제로백(100km/h를 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4.9초로 F-TYPE(5.7초)보다 1초 가까이 빠르다.

이는 카이맨이 정통 스포츠카에 가깝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카이맨은 엔진이 가운데에 장착되는 미드십 후륜구동차다. 거기에 엔진도 무게 중심을 최저치로 낮추는 수평대향 ‘복서형’이다. F-TYPE은 앞쪽에 달린 직렬 4기통 인제니움 엔진으로 뒷바퀴를 굴리는 FR 형식이다.

또 카이맨은 더 작고 가볍다. 전장은 4,379mm, 공차중량은 약 1,335kg이다. F-TYPE은 길이가 4,482mm에 무게가 1,525kg다.

문제는 가격이다. 시작가는 카이맨이 8,200만원으로 F-TYPE보다 8,880만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카이맨이 F-TYPE 수준의 기능을 장착하려면 가격이 껑충 뛴다.

영국 재규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F-TYPE P300은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토크백터링 등이 기본 탑재된다. 포르쉐에서 이를 선택하려면 각 50만원, 90만원, 19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편의 기능은 더 그렇다. F-TYPE은 6방향 전자동 시트와 메르디앙 오디오에 10인치 디스플레이, 그리고 내비게이션 등 인컨트롤 터치 프로 시스템을 기본 모델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반면 포르쉐는 2방향 조정이 가능한 스포츠 시트가 기본 사양이다. 150와트짜리 기본 오디오에 만족하지 못하겠다면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170만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

포르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PCM을 사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되지만, 내비게이션은 230만원 더해야한다. 특히 카플레이등을 이용할 수 있는 커넥트 및 커넥트플러스를 추가하려면 각각 80만원을 더 필요로 한다.

게다가 재규어코리아는 F-TYPE 구매후 5년간 필요 소모품을 무료 교체해주는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도 제공한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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