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신과함께)는 하정우, 차태현이 돋보이는 영화가 아니다. 최대 수혜자는 김동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과함께’가 12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베일을 벗었다. 1, 2편을 합해 제작비만 350억원이 투입된 대작인데다 워낙 유명한 동명의 인기웹툰을 영화화한 점, 한 작품에 다 모이기 힘든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저승에 온 망자 김자홍(차태현)이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당연히 김자홍 역 차태현과 저승 삼차사를 맡은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에게 시선이 쏠릴 만한 영화다. 하지만 영화의 수혜자는 원귀 김수홍 역을 맡은 김동욱이다.

김동욱은 영화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자홍의 동생이자 전역을 앞두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캐릭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하뒤 느끼는 상실감과 분노, 이승에 홀로 두고 온 어머니 걱정하는 효심까지 다양한 감정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며 ‘신스틸러’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특히 김수홍과 어머니(예수정)의 현몽을 통한 재회는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린다. 김동욱의 처절하고 아련한 눈물 연기는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또 삼차사를 진두지휘하는 강림 역 하정우, 김수홍이 아낀 관심병사 역의 도경수와 케미도 눈 여겨 볼만하다. 이처럼 김동욱은 영화의 핵심 사건을 쥐고 있는 ‘조연’으로 참여했지만 ‘주연’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김동욱은 메가폰을 잡은 김용화 감독과 ‘국가대표’(2009년)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두 사람의 두터운 신뢰는 스크린으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김동욱은 언론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신과함께’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작품도 없이 전전긍긍할때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셨다. 너한테 이런 역할을 맡기고 싶은데 자신있냐고 했다”며 “시나리오를 준다고 말씀하셨을 때부터 이미 출연을 결정한 상태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은 “김동욱은 연기할 때마다 나를 놀라게 한다. 정말 훌륭한 배우라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이 영화로 김동욱을 더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김동욱을 응원했다.

사진='신과함께' 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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