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SK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인수·합병 시장의 ‘스타’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15일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의사를 간접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SK그룹은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현재 지분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날 한 매체는 SK그룹이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인수해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K그룹은 금호타이어 정상화의 최대 장애물로 꼽혀온 중국 공장도 함께 사겠다고 제안했다. 금호타이어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 중국 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에 대해 SK 측이 “전혀 인수를 검토한 적 없다”고 부인했고 산업은행도 “유의미한 제안이 아니었다면서 선을 그었다.

SK그룹 관계자는 “바이오·제약, 소재와 반도체 등 성장산업 위주로 기업을 인수해왔는데, 금호타이어가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가 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어찌됐든 SK그룹에 대한 M&A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SK그룹은 과거 터무니없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보도가 나오는 등 M&A의 유력한 후보로 늘 거론되고 있다. SK㈜ 역시 투자전문지주회사를 표방하면서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5년 11월 OCI로부터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해 반도체 소재 산업에 진출했고, 올 1월에는 LG로부터 SK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해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사업을 손에 넣었다.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지난 6월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을 통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아일랜드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8만1000ℓ 규모)을 통째로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업체가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시설을 인수한 첫 사례다.

SK하이닉스는 한미일연합을 통해 일본의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려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그룹 등 다른 대기업이 M&A에 크게 욕심을 내지 않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노지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총수가 부재이고 현대차그룹은 실적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M&A에 강하게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LG나 GS그룹은 원채 M&A를 잘 안하고 의사결정이 느린 그룹”이라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과거부터 적극적인 M&A 전략으로 사업다각화를 이뤄온 만큼 시장에서 인수에 어느 매물이나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SK그룹은 증시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종가 기준 SK그룹 상장사 7개 시가총액은 121조8,297억원으로 LG그룹(10개, 101조634억원), 현대차그룹(9개, 93조1,423억원) 등을 앞서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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