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백윤식은 7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재하다. 영화 ‘반드시 잡는다’에서 젊은 배우들 못지않게 펄펄 뛰는 액션과 내공이 묻은 연기력을 자랑했다. 젊은 배우가 주연자리를 꿰차는 충무로 영화계에서 백윤식은 상업영화의 주연으로 나서며 중년배우의 건재함을 알렸다.

-전작들에 비해 평범한 노인 캐릭터다.

“상반된 캐릭터이긴 하다. 하지만 심덕수만의 특색이 있으니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또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현실 사회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 아닌가. 영화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관객에게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액션 연기가 힘들었을 법한데.

“체력적으로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인위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인 날씨를 만들지 않나. 겨울 밤에 비가 내리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니 작업시간만 3일이 걸렸다. 그렇게 하다 보니 원하지 않던 극한 상황으로 가게 되더라.”

-천하장사에 가까운 박평달(성동일)과 달리 심덕수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했나.

“정신력이다.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욕과 정신력은 있는데 몸이 따라와 주지 못할 뿐이다. 원작에서는 심덕수가 6.25 전쟁 당시 인민군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하다 그만 동생을 잃었다. 그 후 심덕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래서 혼자 어렵게 살아가는 205호 여학생(김혜인)을 구하려고 난리를 치는 거다.”

-현장에서 절대 불평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도 현장이 참 좋다. 현장에는 다양한 나이의 스태프가 있지 않나. 아주 어린 20대 초반 친구들이 어려운 작업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일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인다. 사람 관계라는 게 상대성이 있는 거니까 먼저 관심을 가져주고 상부상조하려고 한다.”

-성동일의 첫 대사가 반말이다.

“웃음이 나왔다. 갑자기 나타난 엉뚱한 놈한테 박치기를 당하기까지 했다. 관계가 전혀 없던 인물이 나타나 설레발을 치는데 꼴 보기 좋을 리가 있나.(웃음)”

-성동일과 콤비 호흡은 어땠나.

“호흡은 아주 좋았다. 이번에 박평달 캐릭터도 너무 잘 나왔다. 성동일이 인생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 성동일은 성격도 참 좋다. 내가 원래 후배들의 연기에 간섭하는 편이 아닌데 성동일에게 ‘연기가 늘었다’고 한 건 진심 어린 칭찬이었다. 그런데 성동일도 나이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웃음을 유발하는 멘트가 돼버린 것 같다.”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출연해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우리 며느리(정시아)가 ‘편하게 한 번 나가보시는 게 어떠냐’라고 제안했다. 사실 영화를 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거의 없었다. 과거 예능이라는 단어를 쓰기 전 MBC 주말 쇼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쇼 프로그램이라는 표현을 썼다. 강호동이 막 데뷔했을 때쯤 15분짜리 콩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아는 형님’을 통해 강호동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참 반갑더라.”

-여전히 현역배우로 일하고 있는데 원동력이 있다면.

“특별한 원동력은 없다. 내추럴하게 살고 있을 뿐이다. 그 동안 한 우물만 파지 않았나. 직업적으로 이야기하면 예술 활동이고, 파고 들면 창작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진행형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영어로 ‘ing’라고 써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앞으로도 내 삶을 진행형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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