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정진영]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는 2017년도 역시나 희로애락이 교차했던 1년이었다. 연예계 안팎에 좋은 일이 일어나면, 반대로 슬픔과 아쉬움이 남는 한 해이기도 했다. 올 한해 연예계에 일어난 10가지 이슈를 통해 연예계를 되돌아봤다.

■ BTS 신드롬

방탄소년단의 질주가 무시무시하다. SNS 공간에서의 무서운 인기로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이후 파죽지세로 미국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지난 달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무대에 올라 ‘DNA’ 무대를 꾸몄고, ‘엘렌쇼’, ‘레이트쇼’ 등 미국 유명 토크쇼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K팝의 저력을 과시했다. 유명 DJ인 스티브 아오키와 래퍼 디자이너가 참여한 ‘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핫 100에 28위로 진입했고, 2주 연속 차트인했다. 이는 한국 가수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오는 31일에는 미국 유명 신년맞이 쇼인 ABC ‘딕 클라크스 뉴이어스 로킹 이브’에 출연해 닉 조나스, 시에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14년부터 시작한 ‘윙스 투어’를 진행한 방탄소년단은 이 공연으로 전 세계에서 55만 여 명의 관객들을 동원했다.

■ 워너원 팬덤

역대급 팬덤의 신인 가수가 탄생했다.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탄생한 그룹 워너원이 데뷔부터 막강한 팬덤을 가지고 가요계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 8월 데뷔 앨범 ‘1X1=1’로 72만 여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리패키지로 약 30만 장을 판매하며 통합 밀리언셀러 판매고를 기록했다. 과자, 향수 등 출연하는 CF의 모든 제품을 ‘완판’ 시킬만큼 팬덤의 지지는 확실하다. 지난 1일 발매된 렌즈나인의 일명 워너원 렌즈 워너풀은 초도 10만팩이 사전 예약을 시작한지 5분 만에 전부 판매돼 출시 날짜를 연기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2017년 사회 전반을 강타한 화두였다. 연예계 역시 페미니즘과 여혐(여성 혐오)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 했다. JTBC ‘아는 형님’, XTM ‘남원상사’ 등이 ‘여혐 프로그램’으로 간주되며 대중의 비판을 받았고, 김희철, 송민호 등은 각각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와 ‘노땡큐’의 가사로 ‘여혐 논란’에 휩싸였다. 연말 가장 뜨겁게 불붙은 ‘페미니즘 논쟁’은 일명 ‘애호박 대첩’이라 불리는 배우 유아인의 SNS 설전이었다. 유아인은 SNS에서 자신을 애호박만 봐도 감상에 젖을 것 같은 사람처럼 묘사한 글에 직접 ‘애호박으로 맞아본 적 있음?’이란 글을 달았다. 이후 이 댓글이 여성들에겐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면서,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과 SNS에서 며칠 간 설전을 벌였다.

■ KBS-MBC 총파업

올해 어떤 곳보다 시끄러웠던 현장은 KBS와 MBC였다. 양대 공영방송사의 직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 장악을 규탄하며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MBC는 최근 최승호 신임사장의 취임으로 70여 일 만에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했지만 KBS는 여전히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다.

■ 성추문으로 얼룩진 영화계

영화계는 폭행과 성 추문으로 얼룩졌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8월 여배우 A씨로부터 영화 촬영 중 폭행 및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는 김 감독에 대해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했다. 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3월 불륜 관계임을 당당히 밝혀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할리우드 역시 성 추문으로 잡음이 일었다.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은 10월 성추행과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수십 명의 피해 여성들로부터 고소당했다.

■ 천만 영화 부재

올해는 유독 천만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한 해였다. 유명 감독에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기대작들이 수두룩했지만 천만 영화는 ‘택시운전사’(1218만 명) 단 한 편에 불과했다. 뒤를 이어 ‘공조’(781만 명) ‘스파이더맨: 홈커밍’(725만 명), ‘범죄도시’(687만 명) ‘군함도’(659만 명) ‘청년경찰’(565만 명)등이 연도별 박스오피스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 송송커플서 송송부부

한류스타 송중기-송혜교는 올해 가장 주목 받은 톱스타 커플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연을 맺은 뒤 두 차례 열애설에 휩싸였으나 부인한 두 사람은 지난 7월 열애를 인정하며 곧바로 결혼 소식을 알렸다. 10월 31일 열린 두 사람의 결혼식은 비공개로 치러졌지만 이들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장쯔이의 남편이 설립한 연예 매체가 드론을 이용해 불법 촬영, 생중계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 김주혁 사고사

대중의 곁을 떠난 스타들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김지영, 김영애, 윤소정 등 TV와 스크린에서 마치 엄마처럼 대중을 보듬던 이들이 작고했다. 연예계는 물론 사회에 충격을 준 스타는 고 김주혁이다. 지난 10월 SUV 차량을 운전 중 사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김주혁은 올해 영화와 드라마가 모두 흥행하면서 ‘제2의 전성기’로 불릴 만큼 큰 사랑을 받았지만 갑작스런 죽음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 김광석 딸 사망 의혹

가수 고 김광석의 딸이 이미 10년 전 죽은 것으로 알려지면 사인에 의혹이 일었다. 더욱이 두 사람의 죽음을 두고 부인이자 엄마인 서해순 씨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일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서 씨는 결국 검찰 조사를 받은 끝에 딸의 유기치사 및 소송사기 혐의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의견으로 처분을 받았다.

■ 스타 잡은 마녀사냥

‘2017년판 매카시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스타의 행동, 발언을 침소봉대에 이른바 마녀사냥으로 몰고 가는 여론 과열이 심했던 1년이었다. 소녀시대 태연, 배우 박수진, 슈퍼주니어 최시원 등은 관련 이슈에 대해 사과했지만 사건의 본질은 뒤로 한 채 하차, 은퇴의 궁지에 몰렸다.

양지원,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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