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일꼴로 사고 발생, 올해 총 19명 사망

[한스경제 최형호] 타워크레인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건설현장 안전 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올해에만 타워크레인 사고로 19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도 건설사들을 향해 반기를 들었다. 사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안전은 뒷전이고 분양에만 열을 올리는 건설사들을 향해 경종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타워크레인 노조는 작업을 전면 중단한 것은 물론 타워크레인 붕괴 시공사인 대림종합건설, GS건설 등 건설사들을 규탄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타워크레인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경기도 평택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제공=연합뉴스.

19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3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및 안전대책을 요구한다.

사고는 9일 동안 14명의 사상자를 냈다.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9명이 크게 다쳤다. 타워크레인 근로자들의 대규모 집회 발단은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대림종합건설이 시공 중이던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용인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높이 90m, 무게 40t 규모의 타워크레인이 꺾여 근로자들이 추락, 7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특히 한 매체에 따르면 이번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은 애초 ‘안전관리계획서’에 기재된 크레인과 다른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서에는 소규모 타워크레인을 설치하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대형 타워크레인을 설치해 작업하다 7명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는 “이례적인 사고”라며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애초 공사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던 타워크레인의 기종 변경 이유가 뚜렷이 밝혀지지 않은데다, 크레인이 앞으로 넘어져 업계에서는 “매우 드문 사고”라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국내 타워크레인 사고는 주로 안전관리나 부종, 불량 부품 사용 등이 원인이 돼 무게가 많이 나가는 평형추 쪽으로 넘어졌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가는 앞쪽으로 중심이 쏠려 9명의 근로자가 죽거나 다쳤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대림종합건설 측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정부는  용인 대림종합건설이 시공하는 전국 건설현장의 안전점검을 시행키로 했다.

이어 1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칠원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GS건설이 시공한 경기도 평택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타워브레인 지브가 인상작업 중 꺾이면서 1명이 추락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해당 크레인은 2009년 12월 도입됐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사고 현장에서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자들은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타워크레인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소장은 휴가로 출근하지 않았으며 안전 담당 부장이 현장에 나와 작업을 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4명도 숨진 노동자와 함께 20층 높이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철근 구조물을 붙잡아 목숨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4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키를 높이는 지지대가 파손되면서 3m 아래로 덜컹 내려앉았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위해 경찰과 협조해 관련 부품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감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사고는 용인 사고 이후 9일 만에 일어났고 국무총리 자문기구인 국민안전안심위원회 등이 타워크레인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인 시점에 발생한 것이어서 ‘안전 불감증’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분위기다.

또한 이날 고용부는 잦은 타워크레인 사고 방지를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날이기도 했다.

GS건설은 이번 사고로 인해 허술한 안전관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용인에서 사고가 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이 고용부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날에 사고가 발생해 말만 안전을 외칠 뿐 실상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예가 GS건설의 평택 건설현장이라는 얘기다.   

한편 올해 타워크레인 사고는 10월 LH 의정부 건설현장을 비롯해 5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대엔지니어링 남양주 현장 등에서 발생한 바 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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