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주거환경 인기, 조경 조망권 따라 프리미엄 갈려

[한스경제 최형호] 국내 아파트 수준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경쟁이 과열되자 건설사마다 차별화 설계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지 내 조경에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조경이 특화된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파트의 조경면적 법정기준치는 15% 이상으로 20%대의 조경률을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경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린 아파트들이 등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아파트 수준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경쟁이 과열되자 건설사마다 차별화 설계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지 내 조경에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조경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녹지율이 높고, 건폐율이 낮다. 넓은 조경공간에 숲길, 공원, 조경시설 등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단지에서 멀리 나가지 않아도 산책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또 건폐율이 낮아 동간거리가 넓어지기 때문에 단지 내 바람길 확보에 유리하고,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어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여기에 조경률이 높은 아파트일수록 100% 지하주차장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조경이 아파트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집값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데 서울 마포아현뉴타운에 위치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2014년 9월 입주)’는 조경률 41.5%의 자연친화적 아파트로 조성됐다.

도심 속에 위치해있으면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진 조경을 갖춰 일대 아파트들 중 거주민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자료를 보면 이 단지의 3.3㎡당 매매가는 2959만원으로 아현동 일대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집값을 형성하고 있다.

인근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는 리조트처럼 꾸며놓은 조경이 계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실제로 거주하는 입주자들 역시 아파트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분양시장에서도 조경률이 높은 단지는 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10월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아르테온’은 107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264건이 접수되며 평균 10.52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의 조경면적은 8만2000여㎡로 녹지율이 약 47% 수준에 달하는데다 단지 중앙에 약 500m 길이의 스트리트형 공원을 조성한다는 점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지방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3월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에서 분양한 ‘메트로시티 석전’의 경우 대단지 아파트에서 보기 힘든 43.16%의 높은 조경률을 갖춰 84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146건이 접수되며 평균 13.13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아파트의 조경면적 법정기준치는 15% 이상으로 20%대의 조경률을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경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린 아파트들이 등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오룡 에듀포레 푸르지오 조감도.

특히 단지 조경은 집안 인테리어와 달리 수요자들이 임의로 변화를 주기 어려운 만큼 조경이 잘 갖춰진 아파트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 일산에 위치한 ‘위시티자이1단지’ 전용면적 134㎡의 경우 올해 4분기 1층이 5억5600만원에 거래된 반면, 29층은 5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일반적으로 저층 분양가가 기준층 분양가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저층의 프리미엄이 훨씬 많이 붙은 셈이다.

이 단지는 명품소나무 2200여 그루가 단지 내 조경에 사용되는 등 프리미엄 조경을 갖춘 단지로 특히 저층 조망이 우수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조경면적이 넓은 아파트들은 입주민들이 내 집에서 누릴 수 있는 쾌적함이 커서 주거만족도가 높고, 조경이 아름다운 만큼 단지의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어 지역 내 시세를 견인하는 역할도 한다”며 “쾌적한 주거환경이 주택 트렌드로 떠오르는 만큼 앞으로도 조경에 공을 들이는 아파트들이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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