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매년 돌아오며 롱런하는 뮤지컬에는 이유가 있다. ‘넌센스’ 후속으로 지난 1994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공연 된 뮤지컬 ‘넌센스2’가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다시 한 번 서울 대학로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공연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무섭다. 젊은층부터 중ㆍ장년층까지 즐길 수 있을 스토리와 대사, 최신 트렌드를 껴안는 유연함이 인기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넌센스2’는 호보켄 음악회의 무대를 빌려 감사 콘서트를 하게 된 다섯 명의 수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넌센스’는 큰 인기에 힘입어 ‘넌센스2’, ‘넌센스잼보리’, ‘넌센세이션’, ‘넛크래커’, ‘넌센스 아멘’, ‘넌센스캬바렛’ 등 여러 작품들을 낳았다. 새로워진 ‘넌센스2’는 이 가운데 ‘넌센스2’를 2016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작품이다.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됐고, 이후 부산, 제주도, 구미, 수원 등 지방 순회 공연을 마친 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8일 간 특별한 공연을 열기도 했다.

‘넌센스’를 본래 사랑했던 팬들이라면 탄생 25주년을 맞아 한층 변화한 ‘넌센스2’에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원작에 들어 있는 빙고 게임을 비롯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삭제됐고, 관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요소들은 더 부각됐으며, 의상도 최초의 베이지톤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만한 전개는 ‘넌센스2’의 큰 장점이다. KBS2 종영극 ‘태양의 후예’나 신바람 이박사 등 우리나라 대중에 익숙한 작품과 소재들이 대사 곳곳에 삽입돼 웃음을 유발한다. 트렌디한 부분은 살리면서도 향수를 자극하는 유행어들을 등장시켜 여러 연령층을 아우르는 가족 뮤지컬의 특징을 확실히 보여준다. 여기에 피아노 건반과 바이올린, 비올라, 드럼 위주의 단조로운 편곡에서 록 요소를 더한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된 넘버들은 극을 더욱 화려하고 경쾌하게 만들며 관객들까지 절로 엉덩이를 들썩이게 한다.

엄격하지만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원장 수녀 메리 레지나 역은 배우 이소유, 곽유림, 김의신이, 원장 수녀와 늘 투닥거리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이해심이 넓은 부원장 허버트 역은 진아라와 신미연이 맡는다. 장난기 많은 로버트 앤은 유독 관객들과 소통하는 부분이 많은데, 김자미와 김세아는 능청스럽게 관객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십자가에 머리를 맞아 기억을 잃은 순수하고 맑은 수녀로 ‘넌센스2’에서 사건의 핵심이 되는 엠네지아 역에는 노현희와 김가은이 낙점됐다. 최초의 발레리나 수녀로 하느님께 일생을 봉헌하고 싶은 새내기 수녀 메리 레오에는 방세옥과 윤나영이 더블 캐스팅됐다.

수녀들이 남몰래 감춰왔던 속내와 끼를 발산할 때 관객들은 절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유쾌ㆍ상쾌ㆍ통쾌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넌센스2’는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8세 이상. 100분.

사진='넌센스2'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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