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하이브리드카의 운명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리드카가 전기차로 바뀌는 과도기에 놓였다는 입장과 달리 오히려 영역을 넓히면서 전기차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하이브리드카는 누적 2만644대 판매됐다. 전년보다 무려 46.4% 늘어난 수치다. 점유율도 9.7%로 치솟았다. 지난 달 토요타가 부분변경 NX 시리즈를 출시한데 이어 이번 달에 신형 LS500h까지 출시한 만큼, 연말까지 점유율 10%를 넘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렉서스 LS500h. 렉서스는 11년만에 내놓는 플래그십을 하이브리드로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플래그십'이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어냈다. 렉서스코리아 제공

당초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잇는 징검다리에 불과했다. 엔진에 모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인기 하이브리드카 차종이 토요타 프리우스와 캠리 등 중형 세단에 국한됐던 데에도 이런 이유가 컸다. 다소 비싼 차값을 높은 연비로 메꿀 수 있다는 점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카는 새로운 세그먼트로 영역을 확고히 하는 모습이다. 렉서스는 ES300h와 NX와 RX 시리즈를 통해 하이브리드를 럭셔리 세단, SUV로 옮겼다. 최근에는 11년만에 내놓는 플래그십을 하이브리드로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플래그십’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젖혔다.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카 확대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인피니티는 Q50s로 고성능 하이브리드 세단을 보여줬다. 기아자동차는 니로로 북미 시장에서 쏠쏠한 성과를 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를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렉서스 NX 시리즈는 SUV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대중화한 모델이다. 렉서스코리아 제공

하이브리드카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연비다. 내연기관보다 연료 효율이 두배 가량 높아서 유지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차량 가격 부담도 크게 낮아졌다. 미국 시장 소매가를 기준으로 1997년 나온 1세대 프리우스는 1만9,995달러, 2018 프리우스는 2만3,475달러에 판매된다. 20년 동안 4,000달러도 채 오르지 않은 셈이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성능도 크게 올랐다.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오작동이나 고장을 크게 줄였고, 필요에 따라 연비 대신 고성능 차로 변신하기도 한다. 모터의 높은 토크로 오프로드를 달리는 SUV에도 적극 활용된다.

인피니티 Q50s는 하이브리드카를 고성능 세단으로 확장했다. 인피니티 코리아 제공

전기차가 충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도 하이브리드카의 롱런이 기대되는 이유다. 전기차는 수십분에서 수시간에 달하는 충전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직 전기 생산량 대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의 한계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이브리드카가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중간 단계가 아닌,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세그먼트가 됐다”며 “하이브리드카는 미래에도 전기차와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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