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현] 2017년 한국경제는 웃었지만 청년은 울었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나고 실업률은 얼음장이다. 청년에게 혹독한 한 해였다. 청년 지표 어디에서도 웃음기는 없다. 청년들의 절박함에 비해 한국경제는 달랐다. 3년만에 경제성장률 3%대로 복귀했다. 수출호조로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재진입했다. 북핵 리스크와 대외 악재속에서도 한국 국가 신용등급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청년실업률은 왜 상승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 청년실업률은 2000년 이후 약 8%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3년부터 급속히 상승해 현재는 약 10% 수준이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런 경제지표 속에서도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여전히 찬바람이다. 임금소득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은 환영받지만 청년 세대에겐 등 돌렸다. 일자리가 없으니 소득은 기대도 못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시장의 문이 좁아져 타격이 예상된다. 빚은 늘어나니 빈곤에 허덕이게 마련이다. 청년 세대들에게는 직격탄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청년실업률은 왜 상승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 청년실업률은 2000년 이후 약 8%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3년부터 급속히 상승해 현재는 약 10% 수준이다. 2000년 이후 청년 노동시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남자 25∼29세 고용률 하락이다. 20대 후반 남성 고용률은 2000년 78%에서 2016년 70%로 떨어졌다. 이 수치는 90%인 일본과 80% 내외인 미국, 독일, 프랑스보다 현저히 낮다. 청년 실업률은 2013년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 올해 11월 청년 실업률은 9.2%로 전년과 견줘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 11.2%를 기록해 최고치를 기록한 후 6월(10.5%), 8월(9.4%), 9월(9.2%) 등 10%대 턱 밑을 유지했다.   

[좌]가구주 연령대별 가구당 부채 보유액/[우] 청년실업률 추이

비정규직이 늘어난 결과다. 경직된 고용시장에서 청년들의 팍팍한 삶은 나아질리 없다. 이런 사정은 통계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2017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청년세대의 부채증가율은 가장 많이 급증했다. 가구주 연령별 평균 부채 액수를 보면 40대가 8,53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50대(8,524만원), 30세(6,872만원), 60대 이상(5,165만원)이 뒤따랐다. 증가율로 보면 청년층 부채가 압도적이다.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는 평균 2,385만원이다. 작년(1,681만원)보다 41.9%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소득은 없는데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 때문에 빚이 늘어난 결과다. 30세 미만 가구의 소득 증감률은 0.4%에 불과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소득 증가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30세 미만 가구주의 경상소득은 전년보다 0.4% 증가한 3,279만원이었다. 60세 이상(3,102만원)을 제외하면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30세 미만 가구주의 세금, 사회보험료 등 의무적인 지출을 제외한 실체 처분가능소득은 전 세대에서 유일하게 줄었다. 30세 미만 가구주의 가처분소득은 2814만원으로 전년보다 0.3% 감소했다. 30세 미만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년고용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이 3% 이상으로 높아지고 고용률도 좋아지는 등 우리 경제의 거시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청년고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인식을 같이 했다.

내년 우리 경제의 전망은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에 이어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의 호조가 이어지는 반면 자동차 산업과 보호무역,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등은 악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새 정부의 출범때 마다 청년일자리와 실업률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고졸자채용, 시간선택제, 청년고용의무제 등을 쏟아냈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닌 비정규직 양산이 전부였다. 실적에 급급한 보여주기식 정책만 난무했을 뿐 결과는 초라하다. 어김없이 청년창업, 일자리, 지원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이다처럼 꽉 막힌 기대감을 속시원히 두들겨 줄 청년대책이길 소망한다. 내년에는 청년 희망 찬가가 울려퍼지길 기대해본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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