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김응선.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경정 11기 대표주자 김응선(32세, A1등급)이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결승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우승이었다. 김응선의 실력은 흠잡을 데 없었지만 모터 배정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응선은 배정받은 159번 모터의 성능과 쟁쟁한 실력자들에게 밀려 20일 예선전부터 주목받지 못했다. 이날 일반 5경주 3번 코스에서 경주에 나선 그는 0.24초의 가장 빠른 스타트와 호쾌한 휘감기로 선두를 꿰찼다. 이 경주 승리로 결승 진출을 위한 두 개의 관문 중 첫 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하지만 두 번째 관문인 특선 13경주는 김응선에게 쉽지 않아 보였다. 올 시즌 경정 3관왕(다승, 성적, 상금)이 확실시되는 심상철이라는 어려운 상대를 만났기 때문이다. 경주는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1번으로 출전한 심상철, 2번으로 나선 김응선 모두 빠른 스타트와 과감한 경주 운영으로 마지막 턴 마크 직전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모습이 연출됐다. 승부는 마지막 턴 마크에서 결정됐다. 인코스에서 턴을 한 김응선이 근소한 차이로 심상철을 넘어서며 예선 2연승, 4위의 성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21일 열린 15경주 그랑프리 결승전에서도 김응선의 집중력은 빛났다. 결승전에는 올 시즌 경정 최강자인 유석현, 김효년, 박정아, 김응선, 김종민, 심상철 등 6명이 출전했다. 이때까지도 4번 코스에서 경주를 시작한 김응선을 주목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평균 착순점 6점대 모터가 즐비한 경주에서 김응선은 심상철과 함께 4점대 모터를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모 7, 기 3(모터 70%, 기술 30%)’이라는 경정 속설을 따른다면 김응선의 우승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김응선은 포기하지 않았다. 모터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타트에 집중했다. 그 결과 김응선은 0.07초의 좋은 기록으로 스타트 라인을 통과하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1턴 마크 경쟁에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전속 휘감기 승부로 승기를 잡은 뒤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그랑프리 챔피언에 올랐다. 김응선에게는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이다.

2위는 모터와 코스(6번)의 약점에도 대단한 집중력과 과감한 경주를 펼친 심상철이 차지했다. 심상철은 결승전에서 0.01초라는 경이적인 스타트를 선보이며 경정 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3위는 1번 코스에서 출전한 유석현이 차지했다.

김응선은 우승상금으로 3,000만원을, 심상철과 유석현은 각각 2,000만원과 1,4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김응선은 “우승해 매우 기쁘다. 쟁쟁한 선수들을 맞아 스타트에 집중하자고 다짐했는데 스타트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 우승할 수 있었다. 내년 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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