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주 모습.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2017시즌 대미를 장식할 경륜 그랑프리 결승 경주가 오는 31일 15경주에서 펼쳐진다. 이번 그랑프리 결승은 파죽지세의 수도권팀과 절치부심의 경상권팀간 자존심 대결로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수도권팀 ‘속전속결(速戰速決)’

34연승을 달리며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는 전년도 그랑프리 우승자 정종진이 포진하고 있는 수도권팀의 전력은 현재 경륜 최강이다. 정종진은 올 시즌 대상 경주 3승을 따낸 명실공히 최강의 선수다. 그는 이번 그랑프리 결승전 우승을 통해 종합득점, 다승, 역대 최고 상금왕 등 모든 부문에서 최고 기록을 달성해 절대 강자로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막강 선행을 무기로 수도권팀이 주도권을 잡는 데 큰 도움을 줄 박병하와 정하늘도 정종진의 아군으로 최근 경기력이 절정이다. 후방을 책임질 마크, 추입의 달인 신은섭도 수도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수도권팀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현 랭킹 1인자 정종진의 그랑프리 우승 가능성은 가장 높다. 준우승도 수도권팀 중 한 선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대상 경주의 흐름을 본다면 수도권팀은 일단 막강 선행력을 보유한 박병하의 선공에 나머지 선수들이 뒤를 견제하는 패턴이 예상된다. 신은섭이나 정하늘이 빠른 스타트로 초반 선두를 장악한 후 빠른 전개를 통해 속전속결로 경주를 마무리짓겠다는 것이 수도권팀의 작전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도 최근 대상 경주에서 한 바퀴 선행 승부를 통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박병하의 선행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경상권팀 ‘각자도생(各自圖生)’

경상권팀은 협공이 어려울 경우 각자 살 길을 찾기 위해 게릴라 전술을 펼칠 공산이 크다. 강한 선행형 거포가 없는 경상권팀의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작전이 될 수 있다.

현 경륜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21기 성낙송은 변칙적인 승부에 능해 정종진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선수다. 상반기 최강자를 가리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왕중왕전에서도 성낙송은 경상권의 협공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1, 2코너 지점에서 내선을 파고든 후 정하늘의 후미를 확보하는 라인 전환을 통해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 정종진은 박용범과 성낙송에게 연속으로 견제를 당하며 외선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더욱이 성낙송 본인이 한 바퀴 선행 승부를 통해서는 우승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무모한 긴 거리 승부를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종진 킬러로 명성이 자자한 박용범 역시 “경상권이 체력적인 부분에서 밀리고 있어 입상을 위해서는 각자 살 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주 초반 줄서기에서 작전을 구상하며 타종 전후에 중간 대열을 자르거나 정종진의 후미를 확보한 후 추입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경륜왕의 설경석 예상팀장은 이번 그랑프리 결승전에 대해 “정종진이 포진한 수도권팀의 완승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종진의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성낙송과 박용범이 집요하게 정종진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진다면 이들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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