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유연', 임원 '슬림'…은행권 연말 조직개편의 법칙, 뭔가 특별한 것이?
조직 '유연', 임원 '슬림'…은행권 연말 조직개편의 법칙, 뭔가 특별한 것이?
  • 김서연 기자
  • 승인 2017.12.28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스경제 김서연] 연말 은행권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가 9부 능선을 넘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의 대부분이 내년 경영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한 했다. 올해 조직개편은 유독 신설되거나 합쳐진 조직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부행장을 대폭 줄이는 등 경영진에도 변화가 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주요 은행들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마쳤다. 신설되거나 합쳐진 조직들이 많고 임원인사에서도 변화 폭이 컸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주요 은행들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마쳤다. 신설되거나 합쳐진 조직들이 많고 임원인사에서도 변화 폭이 컸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전날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신설된 조직이 타행보다 많은 편이고 개편 방향이 디지털 금융 역량을 강화하는데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룹 2개, 단 1개, 본부 2개, 부서 9개를 신설했는데 디지털 분야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래금융R&D본부, 미래금융전략부, 글로벌 디지털 센터, 디지털금융사업단, 디지털마케팅부, 기업디지털사업부, 빅데이터구축센터 등 7개 조직이 새로 만들어졌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증강현실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을 다루게 될 미래금융R&D본부의 경우 기존에도 비슷한 업무를 하는 부서가 있었지만 TFT가 행내 비중이 커지면 부서로 독립하듯 한 곳에서 하던 것을 따로 분리해 더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신설된 이유를 설명했다.

KEB하나은행뿐만 아니라 타행들도 새로 조직을 만들거나 격상시켰다.

KB금융지주는 자본시장부문과 사회공헌문화부, 그룹인재개발센터를 신설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자본시장부문의 경우 기존 증권 쪽에서 주로 담당해왔으나 지주 차원에서 크게 키우고 주요 수익부서(Profit Center)로 육성하기 위해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사업단을 그룹으로 격상시키는 조직개편이 주를 이뤘다. 국내 외환실적 증대 및 외국인 대상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외환사업단을 외환그룹으로, 대외협력단을 소비자브랜드그룹으로 격상시켰다. 은행에서 얼마나 관련 사업을 중점적으로 보는지와 이에 드는 사업비용에 따라 직제가 부문-그룹-단으로 이어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외환 쪽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쪽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300개가 넘어감에 따라 해외 IT 및 핀테크 사업을 전담하는 글로벌디지털추진팀도 글로벌전략부 산하에 신설했다. 글로벌전략부는 글로벌 금융플랫폼 추진을 담당한다. 전담조직 신설을 발판삼아 내년 상반기에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를 5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반적으로 변화가 빠른 디지털 분야에서의 조직개편이 중심이 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적 개편이 눈에 띄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외상황이 바뀌면 조직개편은 그때그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개편 기간이 짧고 긴 것이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금융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개편되는 부서들 중에서도 디지털에서 특히 유연하고 빨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디지털 부서의 경우 인사시즌이 아닌데도 이례적으로 개편하는 경우도 많지 않냐”고 말했다.

조직개편뿐만 아니라 임원인사에 있어서도 변화가 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준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 8명의 부행장을 3명으로 축소하고 전무, 상무 보임을 확대했다. 전무가 기존 5명에서 8명으로, 상무가 기존 2명에서 8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은 특히 영업 현장서 두각을 보였던 인사들로 현장 및 실무부서와의 거리감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윗선’을 대폭 줄인 국민은행의 이번 경영진 인사는 기존 은행들에서는 전례가 없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높은 사람이 줄어들수록 의사소통은 빨라진다”며 “현장과 실무 중심의 경영진 활동이 가능하도록 영업 일선에서 근무했던 지역영업그룹대표들을 본부 임원으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부행장에 보고되기까지 층층 쌓여있던 결제라인을 크게 줄인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승진과 동시에 직무를 재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기반해 승진시키는 ‘수직 승진이동’을 이번 경영진 인사의 키워드로 내세웠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리스크와 준법 등 특수 직무가 아닌 기존 부행장급으로 운영돼 오던 사업그룹장 자리에 직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상무제도를 신설했다. 신임 상무로 추천된 세 명의 인사들 중 두 명은 부서장급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와 직무 전문성을 인정받아 소속 그룹의 상무 후보로 발탁돼 주목을 받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