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 대선 결선 투표가 진행된 26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90년대 축구스타 조지 웨아(51)가 내달부터 정부를 이끈다. 라이베리아는 19세기 해방된 미국 노예 출신들이 건립한 국가로, 73년 만에 첫 평화적 정권 교체다.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실시된 결선투표 개표를 98.1% 마무리한 결과, 조지 웨아가 61.5%의 표를 얻어 38.5%에 그친 조셉 보아카이(73) 현 부통령을 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웨아는 엘런 존슨 설리프(79) 현 대통령에 이어 내달부터 정부를 이끌게 된다. 라이베리아에서 1944년 이후 73년 만에 첫 민주적 정권교체다.

인구 470만명의 라이베리아는 19세기 초 해방된 미국 흑인 노예들이 이주하면서 나라를 이루기 시작했다. 1847년 7월 26일 미국의 후원 아래 정식으로 독립해 아프리카 최초의 공화국이 됐다.

아프리카계-미국인 혈통의 아메리코-라이베리아인과 기존 토착민이 일종의 계급 사회를 이뤘고 비교적 정치가 안정된 편이었다. 하지만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집권한 윌리엄 튜브만 대통령을 시작으로 장기 독재와 쿠데타가 반복됐다. 특히 1990년 찰스 테일러가 이끄는 반군에 의해 사무엘 도에 대통령이 피살되면서 내전이 확대돼 피의 살육전이 10여년간 지속됐다.  

아프리카에선 드물게 엘런 존슨 설리프(79) 대통령은 평화적인 절차로 자리를 넘겨주는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라이베리아 민주화 투사 시절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설리프는 201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이베리아는 설리프 집권 후 경제 안정을 이뤄 2013년엔 8.7%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3∼2015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4000명이 넘게 사망하고 경제는 처참하게 망가졌다. 2016년 유엔 인간 개발 지수에 따르면 라이베리아는 188개국 가운데 177위로 거의 꼴찌에 가깝다. 

한편, 이날 당선된 조지 웨아는 1990년대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흑표범’이라는 별명을 얻은 축구 스타 출신이다. 그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 잉글랜드 첼시, 맨체스터시티 등에서 뛰며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Ballon d‘Or)를 수상하는 등 아프리카의 대표적 축구선수였다.

이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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