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올해 코스피는 연중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박스피(박스권+코스피)'의 오명을 벗어던졌다. 8년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시가총액도 연말 기준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달 28일 코스피는 2,467.49를 기록하며 전년도 종가 대비 21.8% 상승했다. 이는 2009년(49.7%) 이후 8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코스피 상승률은 G20국가 중 6위로 전년 14위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 들어 G20 중 12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글로벌 증시가 호조세를 보였음에도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대표지수의 상승률이 한국을 앞선 국가는 아르헨티나(72.6%), 터키(43.5%), 인도(27.4%), 브라질(27.3%), 미국(25.4%) 등 5곳에 불과하다. 

코스피는 지난 11월 3일 2,557포인트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연말 기준 1,60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3,000억원으로 2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거래소 측은 "글로벌 경기 개선세에 기반한 수출 증가와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 등에 따른 양호한 증시 펀더멘털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의 경우 전년 대비 298조원이 증가한 1,606조원을 기록했다. 대형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1,253조원(78.0%)으로 전년 대비 244조원(0.9%포인트) 증가했지만 중소형주의 비중은 각각 1.5%포인트, 0.6%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329조원)는 시총이 75조5,000억원이 늘어나 올해 코스피 시총 증가분인 298조원의 25.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329조원은 코스피 전체 시총의 20.51%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말 삼성전자 시총 비율 19.37%에서 1.14%포인트(p) 올라간 수치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한 해 동안 41.40%,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도 71.14%나 치솟았다

반면 일평균 거래대금과 거래량의 증가율은 미미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3,300억원으로 전년 4조5,200억원 대비 8,100억원이 증가했고, 일평균 거래량은 3억4,000주로 전년도 3억8,000주에서 9.0%가 줄었다.

업종별로는 실적이 개선되는 대형 경기민감주 중심의 상승이 컸다. 코스피 산업별지수(21개) 중 의약품(62.9%), 전기전자(45.4%), 증권(27.7%) 등 16개 업종지수는 상승했고 종이목재(-17.6%), 전기가스(-11.7%) 등 5개 업종은 하락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6조6,000억원을 순매수 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조4,000억원, 9조3,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외국인의 경우 2년 연속 순매수를 하며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4년, 9년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올해 집중적으로 사들인 업종은 금융업(5조2,000억원), 서비스업(3조원), 화학(1조7,000억원)이었으며 반면 전기전자업종은 7조5,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신규상장은 21개사로 대형 우량기업의 상장 및 대기업(롯데, 현대중공업 등)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 재상장이 활성화 돼 신규상장이 증가했다. 공모금액은 4조4,000억원으로 2010년 8조7,000억원 이래 최대 기록이다. 넷마블게임즈(시총 16조원) 및 아이엔지(ING)생명(4조4,000억원) 등 대형기업 기업공개(IPO)가 지속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김지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