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가산금리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출금리 인하폭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CEO스코어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주요은행 17곳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는 평균 1.17%포인트로 2년 전보다 0.33%포인트나 상승했다. 이 때문에 가산금리가 1%를 넘는 은행이 기업은행(0.57%)을 제외한 16개로 늘었다. 2년 전에는 4개 은행에 불과했다.

시중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 행진은 대출금리 인하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은 한은이 정한 기준금리에 조달금리를 추가한 은행기준금리를 만들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추가해 대출금리를 정한다. 따라서 가산금리를 올리면 한은 기준금리가 떨어져도 실제 대출금리의 하락폭은 줄일 수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3년 5월 2.5%에서 올해 1.5%로 1%나 떨어졌다. 8월말 기준 17개 은행의 대출 기준금리도 1.81%로 2년 전보다 1.17%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17개 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년 전보다 0.84%포인트밖에 떨어지지 않은 2.98%로 나타났다.

실제로 시중은행 중 2년 동안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린 곳은 수협ㆍ우리ㆍ전북은행과 통합 전 외환은행 등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3곳은 1%포인트 이하의 대출금리 인하폭을 보였다.

가산금리는 제주은행이 1.46%로 가장 높았고 수협(1.43%), 씨티은행(1.34%)이 뒤를 이었다. 대구은행 (1.28%), 경남은행 (1.27%), 통합 전 하나은행 (1.21%), 통합 전 외환은행 (1.2%) 의 가산금리가 1.2%대였다. 그밖에 우리은행 1.19%, 신한은행 1.13%, 국민은행 1% 등으로 나타났다.

가산금리 인상폭은 전북은행(0.85%포인트)이 2년간 가장 높았다. 씨티은행(0.68%포인트), 대구은행(0.65%포인트), 국민은행(0.5%포인트), 제주은행(0.46%포인트), 농협은행(0.43%포인트) 이 뒤를 이었다.

가산금리는 고객들의 신용도를 토대로 은행이 임의로 정하는 것이다. 그 기준은 각 은행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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