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다사다난했던 '붉은 닭의 해'인 정유(丁酉)년을 뒤로하고 '황금개띠의 해'로 불리는 2018년 무술(戊戌)년이 찾아왔다. 개는 사람과 친숙한 동물로 총명하고 충실해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동물이다.

충직함과 총명성,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서인지 개띠해에 태어난 CEO가 많은 편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조사를 보면 30대 그룹·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사장단 209명이 개띠해에 태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8년 개띠가 172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에 들어선 46년 개띠가 20명이었다. 70년 개띠와 82년 개띠는 모두 17명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대표적인 대표 70년생 개띠 여성 CEO는 '리틀 이건희'로 불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꼽을 수 있다. 이부진 사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7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93위로 한국인 중 유일하게 순위에 이름을 올린 여성 CEO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임원과 삼성에버랜드 임원 사장을 거쳐 지난 2011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의 지휘아래 공격적 투자와 적극적인 해외진출에 나섰고 내년부터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올해 중국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 관광객 감소하며 국내 시내 면세사업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대서도 시내 면세 사업자 가운데 첫 흑자를 기록했다. 또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운영을 위한 입찰 최종 심사에서 관세청이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로 호텔신라가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해외 매출은 5000억원에 달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면세점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해외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내년 홍콩 쳅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이 그랜드 오픈하게 되면 국내 면세점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1970년 개띠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역시 유명하다.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해 2002년까지 국내영업본부 영업담당 겸 기획총괄본부 기획담당 상무를 맡았다. 이후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전무,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 부사장을 역임하다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현재는 현대차 기획·영업담당 부회장으로 근무 중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고성능차 브랜드인 'N' 등의 출시를 주도하며 그동안 현대차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내년에는 현대차가 친환경 차량으로 밀고 있는 수소차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 경영인 가운데서는 올해 반도체 덕분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수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선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그동안 반도체총괄 사장을 맡다 지난 10월 인사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총괄하게 됐다. 

DS부문은 올해 영업이익이 약 4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4분3정도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는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인텔을 제치고 종합반도체 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30조원을 반도체에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또 다시 엄청난 성과를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박성욱 부회장은 2013년 사장 취임 이후 1년 만에 적자였던 SK하이닉스를 흑자전환으로 돌려놓은 이후 SK하이닉스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올해는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 13조원을 넘기면서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영업이익을 합산한 규모인 13조7,3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실적이 예측된다. 세계 2위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키운 박성욱 부회장의 내년 행보에도 업계가 기대하고 있다. 

임서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