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수입차 시장에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비운의 모델이 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다. MQB 플랫폼을 적용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와 2016년 출시 행사까지 열었지만, 폭스바겐 인증 취소 사태로 강제 겨울잠을 청해야만 했다.

그 사이 수입 중형차 시장은 토요타 캠리가 평정했다. 하반기에는 신형 모델까지 내놓으면서 물량 부족까지 겪고 있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11월까지 5,222대로, 2015년 파사트 판매량(6,314대)에 가까이 다가왔다.

폭스바겐 파사트(왼쪽)와 토요타 캠리. 각 사 제공

파사트가 돌아온다. 폭스바겐은 재인증뿐 아니라 판매망 정비 등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신형 티구안과 아테온도 함께 나오지만, 소비자들은 오랜 기간 베일에 쌓여있던 파사트에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파워트레인이다. 캠리는 완전히 새로 만든 TNGA 플랫폼과 2.5리터짜리 다이나믹 포스엔진 조합에 모터 두개를 추가했다. 아직 파사트가 어떤 라인업으로 출시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6년 출시 계획을 보면 1.8리터 가솔린 엔진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유력하다.

토요타가 이번 캠리의 달리기 능력에 상당한 공을 들인 만큼, 파사트는 주행 성능에서 캠리를 이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캠리는 엔진 크기도 더 큰데다가 모터까지 달았다. 중심을 최대한 낮춰 ‘와일드 하이브리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캠리의 최고출력은 엔진과 모터를 합쳐 211마력이나 된다. 최대토크도 엔진 22.5kg?m에 모터를 합치면 동급 디젤 모델을 넘볼만한 수준이다.

파사트는 1.8리터 모델 기준 최고 170마력까지 밖에 낼 수가 없다. 터보차저를 달긴 했지만 가솔린 엔진 특성상 최대토크가 25.4kg?m에 불과하다.

조용하게 달리는 능력도 캠리가 더 나을 수밖에 없다. 하이브리드 엔진에다가 CVT를 달아서 변속 충격도 없앴다. 파사트도 가솔린 엔진에 우수한 6단 DCT를 장착했지만, 하이브리드와 CVT 조합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사트는 연비도 캠리에 상대가 안된다. 폭스바겐의 1.8리터짜리 TSI 엔진은 성능뿐 아니라 연비와 안정성까지 잡은 명품으로 불린다. 공인연비도 11.6km/ℓ에 불과하다. 하지만 캠리는 하이브리드인 만큼 16.7km/ℓ에 달하는 연비를 낸다.

때문에 파사트의 승부점은 편의기능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캠리는 국내에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면서 여러 편의기능을 빼 논란이 됐었다. 통풍 시트는 물론이고 측후방 경고, 전동 시트 등도 없이 나왔다. 차선 유지 기능도 없었다.

2016년 출시 예정이었던 사양을 보면 파사트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보조 등 수준 높은 자율주행기능을 대부분 갖췄다. 주차 보조 시스템인 파크파일럿도 함께 들어간다.

가격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파사트는 2016년 당시 3,650만원, R라인이 4,130만원에 판매될 예정이었다. 캠리는 하이브리드가 4,250만원, 가솔린이 3,590만원이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