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의 수장이 제시한 올해 경영 키워드는 디지털과 플랫폼이다. 올해 신년사에는 그 해 주된 경영전략과 방침, 목표 등이 담긴다는 것을 생각하면 금융권 수장들의 한마디로 올 한해 화두를 점칠 수 있다. 지난해 금융권 수장들은 ‘변화’를 공통적으로 2017년 한해 화두로 삼았다.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은행권은 격변의 파고를 넘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더욱 촘촘한 경영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2일 금융권에 따르면 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의 수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과 플랫폼을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해를 돌아보며 “작년 리딩뱅크 위상 회복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냉정하게 생각하면 출범 당시 국민은행의 본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반환점을 돌은 것이지 지속 가능한 리딩뱅크가 됐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디지털 KB’를 네 가지 경영방향 중 중심에 뒀다. 디지털 창구를 확대해 ‘종이없는 은행’으로 거듭날 것, 콜센터로 불리던 스마트고객본부를 비대면 마케팅과 고객관리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할 것을 천명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올해를 ‘디지털 신한’의 원년으로 삼았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과 새롭게 선보일 슈퍼(SUPER)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슈퍼앱은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등 기존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앱) 6개를 한데 모은 통합 앱으로 오는 2월 출시 예정이다. 가까운 영업점 6~7곳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커뮤니티 영업’을 강화해 영업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공고히 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역시 디지털을 강조했다. 디지털 인프라뿐만 아니라 전 직원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혁신 인재 1만명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디지털 기술 분야 인력비중도 20% 수준까지 높여갈 예정이다.

허인 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각 사

단순히 디지털에서의 역량만을 강조하던 것에서 벗어나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한 수장들도 여럿 등장했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금융사 독점적인 영역을 벗어나게 됨에 따라 금융업에서도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 따른 것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휴매니티(humanity)를 기반으로 한 참여형 플랫폼’을 나아갈 방향으로 지목했다. 김 회장은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는 서로 경쟁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아간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참여형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국내 대표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고객 유치와 마케팅을 확대하는 ‘TO 플랫폼 전략’, 올원뱅크·스마트고지서 등 모바일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BE 플랫폼 전략’을 적극적인 추진할 것”이라며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올해 금융목표를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으로 정한 가운데, 5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차별화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제시했다.

김서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