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임서아 기자

[한스경제 임서아] 프리미엄 정책과 비밀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애플. 그래서일까. 구형 아이폰 성능을 조작한 것이 드러났음에도 애플은 구차하고 당당했다. 

구형 아이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폰이 오래돼서, 혹은 자신이 사용해 문제가 생겨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나'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제품을 사용해왔다. 애플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믿었기 때문이다. 차츰 애플이 강제로 배터리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조금씩 돌기 시작했고 소문이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통해 구형 아이폰 배터리 잔량이 적거나 낮은 온도에서 운영 속도를 떨어뜨리는 조치를 취했다. 아이폰 소비자들은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배신감마저 느꼈다. 

애플은 배터리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애플은 오래된 배터리의 용량 저하로 인한 단말기의 예상치 않은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며 1년간 배터리 교체비용을 할인 적용하겠다고 해명했다. 애플의 차후 조치와 사과에도 불가하고 아이폰 소비자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구차한 변명이 불과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애플의 해명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바로 '진정성'이라고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태도 때문이다. 애플의 성명을 보면 사과의 주체가 없다. 최고경영자(CEO)가 했는지 직원이 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문제가 생기면 최고 경영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애플은 이를 무시하고 단순한 사과에 그쳤다.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

애플 로고./연합뉴스

애플의 이같은 대처는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 9월 아이폰8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 때도 애플은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을뿐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애플의 태도는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애플과 함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겼을 때 경영자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과거 갤럭시노트7 배터리 문제 사례를 보면,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사과했을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고 차후 대책을 세운 뒤 소비자와 언론에 모두 공개했다. 

애플의 안일한 태도는 미국 언론들도 비난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애플의 문제를 감싸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미국 언론들은 애플이 소비자 보호법을 어겼고 고객들을 기만하고 있고 이는 애플의 신뢰가 무너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애플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 아이폰 소비자를 일명 '호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애플은 2일부터 한국에서도 배터리 교체비용을 할인해주고 신청접수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에는 서비스 개시 시점을 적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도 무상 교체도 아닌 교체비용 할인이다.  

애플이 이번 사태도 이전과 같이 안일하게 처리한다면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물론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집단소송으로 인한 금전적인 타격도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비난에는 항상 침묵으로 일관한 애플이 이번에는 다른 태도를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진심의 차이가 브랜드의 품격을 결정짓는 까닭이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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