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보수적인 평가를 받던 금융권 광고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단순한 상품 소개에서 벗어나 젊은 층과 공감하며 은행 고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흡인력 있는 콘텐츠에 브랜드 이미지를 녹인 광고를 말한다. 제품, 브랜드, 회사명 등을 직접 노출하지 않고 관련 브랜드 이미지를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2030을 겨냥해 힙합,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앞세운 광고들이 선전하고 있다. 광고 메시지 전달에 용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9월 론칭한 ‘하나 Can do’ 광고가 유튜브 조회수 기준 117만뷰를 돌파했다. 은행 광고로 100만뷰를 넘는 조회수를 올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KEB하나은행의 공식 모델인 배우 안성기와 가수 자이언티는 “KEB하나 캔두, 날 수 있어, 노후 행복할 수 있어, 승리 향해 뛸 수 있어”라고 KEB하나은행과 함께라면 잘 될 것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경쾌하고 기분 좋은 느낌의 영상과 따라하기 쉬운 동작도 인기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정형화된 은행광고 공식에서 벗어나면서도 모든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며 “신세대를 대표하는 자이언티와의 만남이 그 솔루션이 됐고 추억의 놀이인 ‘아이엠그라운드’와 트렌디한 CM송을 접목시켜 기존 틀을 탈피한 새로운 은행광고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상품을 홍보하더라도 몇 편에 걸쳐 스토리로 제작하거나 금융상품을 바로 앞세우지 않고 이야기에 녹여 자연스레 광고하는 것도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의 예시다.

국민은행은 혼자 사는 청춘남녀를 콘셉트로 적금과 대출, 보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카드 등 6가지 상품으로 구성된 ‘KB일코노미 청춘패키지’ 광고를 지난해 선보였다.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 남주혁과 걸그룹 IOI의 김도연이 등장하며 ‘혼남혼녀를 위한 설레이는 금융의 시작’이라는 테마로 영상을 이끌어간다.

우리은행은 유명 크리에이터 ‘카춘달’과 손을 잡고 우리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위비 플랫폼과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 등을 생활 속 금융 콘텐츠로 알리고 있다. 3일 현재 6편까지 제작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상파 광고에서 디지털 광고로 옮겨간지 오래”라며 “은행의 입장에서 오래 잠재고객으로 가져갈 수 있는 2030세대가 디지털 광고 중에서도 모바일 광고,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광고에 노출이 잦기 때문에 광고의 콘셉트나 모델 등을 선정할 때 중요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놓고 금융상품을 광고하면 오히려 고객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며 “젊은 브랜드를 강조하고 고객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좋은 광고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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