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가 2018년도 첫 천만 영화로 등극했다. 지난 달 20일 개봉 후 16일 만에 이룬 성과다. 역대급으로 빠른 흥행 속도를 자랑한 ‘신과 함께’의 흥행 요소를 꼽아봤다.

‘신과 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원작 팬들은 ‘신과 함께’ 개봉 전까지 영화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총 8권 분량의 웹툰을 어떻게 영화로 풀어낼 것이냐는 지적이 유독 많았다. 누구보다 원작 팬들의 걱정을 가장 잘 알고 있던 김용화 감독은 “웹툰의 정수만을 담았다”고 했다. 웹툰과 같은 캐릭터들이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전개 방식은 전혀 다름을 뜻한 것이다.

김 감독은 영화를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로 녹여냈다. 가족애와 갈등, 화해, 용서를 극대화하며 보는 이의 심금을 건드렸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은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너무 뻔한 설정 아니냐’는 평을 내놓기도 했으나 보편적인 정서이자 한국영화의 흥행 법칙 중 하나인 가족애는 관객들에게 제대로 통했다.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한 정치드라마와 달리 ‘신과 함께’는 굳이 ‘공부’할 필요가 없는 접근성이 쉬운 영화라는 점 역시 흥행 요소 중 하나다.

가족애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신과 함께’는 한국 기술의 발전성을 가늠케 하는 VFX(시각 특수 효과)로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영화의 8할 이상이 VFX로 완성됐다. 즉 매 장면이 CG(컴퓨터 그래픽)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흠 잡을 데 없는 기술력이 돋보인다. 극 중 자홍(차태현)이 거치는 7개의 지옥은 화려한 장관으로 탄생됐다. 불, 물, 철, 얼음, 거울, 중력, 모래 총 7개의 자연 물성을 차용해 표현했다. 화산과 폭포, 사막까지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을 완성하기 위해 실제 사막을 다녀오는 등 준비 과정부터 남다른 공을 들였다. 어설픈 특수효과로 화면을 채웠다가는 할리우드 영화에 눈높이가 맞춰진 관객들에게 외면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보기 좋게 깨버린 기술력이 돋보였다. 앞서 김 감독은 전작 ‘미스터 고’를 통해 한국영화 CG의 장을 새롭게 연 바 있다. 비록 흥행에는 참패했으나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꾸준히 한 우물을 팠고, 이 결과가 ‘신과 함께’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화려한 캐스팅 역시 관객을 모으는 데 지배적인 흥행 요소로 일조했다.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하정우와 차태현·주지훈·김향기 등 충무로에서 날고 뛰는 배우들이 뭉쳤다. 여기에 나태지옥 ‘초강대왕’ 김해숙, 불의지옥 ‘오관대왕’ 이경영, 살인지옥 ‘변성대왕’ 정해균, 폭력지옥 ‘진광대왕’ 장광, 배신지옥 ‘송제대왕’ 김하늘, 거짓지옥 ‘태산대왕’ 김수안 등이 짧지만 비중을 과시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자홍의 동생이자 군대에서 의문사를 당한 수홍 역 김동욱은 보는 이의 공감을 높이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또 수홍과 대립하게 되는 박 중위로 분한 이준혁 역시 얄밉고 이기적인 악역을 안정감 있는 연기로 소화해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보편화된 정서와 휴머니즘, 풍성한 볼거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신과 함께’는 관객들의 뜨거운 입소문을 타고 나날이 새 흥행 기록을 경신 중이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가족 영화기 때문에 어린 관객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편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또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볼거리들과 인기를 끌었던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차용함으로써 흥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사진='신과 함께' 포스터·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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