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파리바게뜨 제빵사 사태가 해를 넘기고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와 사측이 두차례 간담회를 열어 직접고용 사태 해결방안을 모색했으나 ‘직접고용’과 ‘합작법인 대안’에 대한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일각에선 해피파트너즈를 3자 합작회사가 아닌 파리바게뜨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오후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노사 2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노사는 전날인 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만나 2시간 가량 비공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제빵사들이 처음 간담회에 참석했지만, 제빵사 노조가 직접고용 원칙을 고수한 반면 사측은 기존의 3자 합작법인을 통한 고용 방침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불법파견 논란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협력업체를 통해 각 가맹점에 파견된 제빵사들에게 직접적으로 업무지시를 하면서 불거졌다. 

파리바게뜨는 협력사·가맹점주와 함께 지분 1/3을 소유한 3자 합작법인 ‘해피파트너즈’를 설립하고 근태관리 등 업무지시와 평가, 교육, 품질관리 등을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 측은 ‘해피파트너즈’는 대안이 아니라며 직고용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경우 그 외 대안도 상황에 맞춰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제3의 대책으로 파리바게뜨가 자회사를 설립해 제빵사를 고용하는 형태가 거론됐다. 합자회사인 해피파트너즈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제빵사는 작년 말기준 4,152명으로 직고용 대상자 중 약 79%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소속을 또 다시 본사로 옮기기보다 합작법인을 자회사로 전환하는 게 현실적인 타협책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자회사 전환 역시 합의점을 이끌 대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회사를 통한 고용은 무늬만 ‘정규직 채용’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자회사를 통한 고용 방식이 본사에 비해 열악한 복지와 동종 유사 업무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 등을 볼 때 전과 달라 질 것이 없기 때문에 노조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본사, 제빵사 노조, 가맹점주, 협력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국 타협점을 못 찾고 기나긴 분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측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초점 맞춰 고집을 부리다간 결국 회사, 노동자 모두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파리바게뜨 본사 정규직보다 많은 인원(제빵사)을 한꺼번에 직고용하는 것은 회사 존속 상 무리가 있다”며 “본사, 가맹점주, 제빵사, 파견협력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상생한다는 취지로 만든 합작회사가 현 상황으로선 가장 합리적인 방법 같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 위에 여러 방안들이 올라가 있고 그 과정 중에 있다”며  “아직 풀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적극적인 대화와 설득을 통해 더 큰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파리바게뜨 본사 측은 전날 진행된 간담회 내용을 기반으로 해 이날 노조 측에 대안을 전달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3차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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