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직장인 A씨는 대중교통·맛집 할인 등 신용카드 혜택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지난달에도 혜택을 기대한 A씨는 의외의 카드요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홈쇼핑에서 무이자할부 6개월로 구매한 청소기 할부금 8만6,000원이 전월실적에 포함되지 않아 실적 미달로 할인혜택을 받지 못한 것. A씨는 그제야 할인금액이나 무이자할부금은 전월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

‘꿀카드’로 믿었던 카드가 전월실적과 할인 상한제, 단종 등으로 원하던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카드사의 과장광고를 향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끌어 모은 뒤 사실상 혜택은 상식 밖이라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할인혜택에 전월실적, 할인상한제, 단종, 승인 건당금액 등 기준치가 높아 소비자들이 실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종 카드 이벤트에 전월실적과 할인 상한제 등이 숨겨져 실제 혜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전월실적은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대표적인 요소다.

카드사들은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90만원 이상의 전월실적을 채워야 받는 혜택을 홍보하며 전월실적은 간단히 고지한 채 혜택만 부각하고 있다. ‘OO카드, 맛집 결제하면 최대 10% 캐시백’ ‘&&카드 주유비 L당 400원 할인’ 등의 이벤트를 뜯어보면 대부분 수십만원의 전월실적을 요구한다.

여기에 각종 공과금이나 무이자할부금, 할인 금액 등은 전월실적에서 제외하는 카드사가 상당수다.

할인 상한제도 숨겨진 꼼수다. ‘최대 50% 할인’ 등의 문구를 걸고 홍보한 뒤 뜯어보면 할인 한도를 1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2만원을 결제해야 최대 할인을 받을 수 있을 뿐 이후에는 100만원을 내더라도 1만원의 할인혜택만 받게 된다.

승인 건당 최소금액을 결제해야 할인이 되도록 정해둔 카드사도 상당수다. 매일 아침 4,000원짜리 커피를 사먹으려 카페제휴 카드에 가입했더라도 건당 최소금액이 1만원으로 설정됐다면 할인을 받기 어렵다.

주유 할인카드를 사용하며 할인액을 자의적으로 단순계산 하다가는 생각과 다른 할인금액에 뒤통수를 맞게 된다. 카드사는 고객이 결제한 기름값만 알 뿐 정확한 주유량을 알 수 없다. 때문에 특정 정유사의 고지 가격과 그에 따른 주유량을 역산하는 방법으로 리터당 할인액을 적용한다.

‘알짜카드’로 입소문이 나면 소리소문없이 단종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카드사는 출시 카드에 약속한 부가서비스와 혜택을 3년 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수익이 좋지 않거나 적자가 되면 아예 단종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한 카드사가 한번에 25종까지 단종하거나 아예 제휴사와의 소송으로 카드 혜택이 막힌 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카드사들은 카드 이벤트에 최소한의 장치를 걸어 ‘락인(Lock-in)’ 효과를 얻지 못하면 사업비 낭비로 이어져 일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고 항변했다. 또 프리미엄 카드 혜택은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투 트랙 마케팅이라고 전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혜택이 탁월한 카드는 전월실적이나 연회비가 받쳐주지 않으면 마케팅비 손실로 결국 일반 고객에게 손해가 다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오히려 고객혜택의 형평성을 잃게 된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 마케팅, 제휴 마케팅에 따른 할인 혜택은 전월실적에 관계없이 해당 카드를 사용하기만 하면 제공하기도 한다”며 “할인이나 제휴 마케팅은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이지만 고가의 쿠폰 혜택은 프리미엄 고객 맞춤형으로 두 가지 전략의 목표가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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