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황각규·소진세, 부회장 승진 가능성 높아…허수영 사장 불투명"

[한스경제 변동진]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가운데 오는 10일부터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한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부회장 승진이 유력한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사장)이다. 그는 신동빈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오르며 '뉴 롯데'를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은 10일과 11일 이사회 열고 2018년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재계 안팎에서는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와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의 부회장 승진을 점치고 있다./롯데그룹

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10~11일까지 각 계열사 및 단위조직 이사회를 열고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순차적으로 확정·발표한다. 이를 위해 일본에 머물던 신 회장은 보름 만인 지난 8일 귀국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경영비리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8개 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후 일본으로 출국, 장인상과 롯데홀딩스 주주와의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재계 안팎에선 올해 인사는 조직안정에 기반을 둘 것을 전망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엮인 '국정농단' 재판과 거액의 횡령·배임 경영비리 항소심으로 신 회장의 신변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박영수 특검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했다. 게다가 롯데는 지난해 '질적성장' 전환과 도덕·준법경영의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에서는 부회장 승진이 가장 유력한 인물로 황 사장과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사장)을 꼽는다.

황 사장은 롯데케미칼로 입사한 후 1995년부터 그룹에서 신규 사업 및 인수합병(M&A), 해외사업을 담당했다. 2014년부터는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졌다. 이밖에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의 핵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향은 냉철하고 카리스마로 망설임 없는 결단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사장은 지난해 초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물망에 올랐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과 신 회장 및 경영비리 재판 등으로 승진이 누락됐다. 대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 수장을 맡아 관련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재판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롯데지주 출범 이후 신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겸임했다. 무엇보다 고(故) 이인원 부회장 사망 후엔 그룹 내 2인자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 사장과 허수영 화학 BU장(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도 재계 이목이 쏠린다. 과거 신 회장이 맡았던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물려받은 만큼 승진이 유력하다.

허 사장은 지난해 재판 등의 영향으로 BU장급 가운데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화학BU의 핵심인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 2조2,132억 원을 기록, 2016년 영업이익인 2조5,478억 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실적이 좋은 만큼 승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와 지난해 선고공판의 일부유죄 결과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영혁신실 팀장급에서 '사장 승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전망이다. 후보로는 이봉철 재무혁신 팀장을 비롯해 임병연 가치경영 팀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 팀장, 윤종민 HR혁신 팀장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이 부사장의 승진 가장 유력하다. 재무전문가로서 롯데의 핵심 현안인 지배구조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 등의 업무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황 사장과 소 사장이 부회장 승진 대상자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확한 건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어 (승진 여부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10일과 11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며 "일각에선 지난해 이미 조직개편이 있었기 때문에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이 역시 정확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는 통상적으로 연말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2016년엔 경영비리 수사 여파로, 지난해엔 신 회장의 재판 등의 영향으로 미뤄졌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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