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부문 BU 체제 유지…첫 여성 CEO 탄생

[한스경제 변동진] '뉴롯데'를 선포한 후 처음으로 진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동빈의 남자'이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사장)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이번 인사로 그룹 내 2인자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빈의 남자'이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사장, 왼쪽)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은 롯데 롭스의 대표로 내정됐다.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주과 롯데쇼핑 등 유통·식품·서비스·금융 부문 등 20여개 주력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재계 안팎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신설된 4개 부문의 비즈니스유닛(Business Unit, 이하 BU) 체제를 유지하고, 전문성을 갖춘 미래 인재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첫 여성 CEO 탄생과 그룹 내 30명에 육박하는 여성임원 등도 눈에 띈다. 여성인재 육성의 성과를 이룬 셈이다.

가장 이목을 끄는 점은 황 신임 부회장의 승진이다. 그는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1995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 회장을 보좌했다. 특히 신규사업과 M&A 등을 수행하며 롯데그룹의 비약적인 성장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이후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관리와 쇄신작업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롯데지주를 성공적으로 출범, 롯데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롯데그룹 측은 황 부회장의 승진으로 보다 안정적인 최고경영진과 함께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에 기여한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신임 사장은 1986년 입사해 정책본부 재무팀장과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14년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맡으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 경영투명성을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신임 사장은 1984년 입사해 롯데쇼핑의 CFO직을 수행했으며, 2014년부터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맡았다. 이후 탁월한 경영감각으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각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백화점에서 상품·영업·마케팅을 고루 경험한 이완신 부사장은 지난해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부임했으며, 조직 안정화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박송완 부사장은 2016년 롯데캐피탈 대표로 부임한 이후, 수익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를 안정적으로 해냈다는 평이다.

조현철 롯데알미늄 경영지원부문장은 롯데알미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조현철 대표이사 내정자는 1988년 롯데알미늄에 입사해 기획실장, 영업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호텔롯데의 러시아사업장인 롯데루스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김태홍 롯데스카이힐CC 총괄부문장이 내정됐다. 김태홍 신임대표 내정자는 호텔영업 및 관리, 러시아 사업 등에 역량을 갖췄다.

아울러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이 롯데 롭스의 대표로 선임돼 그룹 최초의 여성 CEO가 됐다. 지난 2015년 신 회장은 "2020년까지 반드시 여성 CEO를 배출할 것"이라며 여성인재 발굴 및 육성을 약손한 바 있다.

선 신임대표 내정자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와 온라인부문 업무 등을 수행, 옴니채널 사업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여성 CEO의 섬세함으로 고객 니즈에 부응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여성 임원들도 대거 승진했다. 전무가 된 김현옥 롯데지주 준법경영팀장을 비롯해 인터넷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전혜진 상무보, 그룹의 A.I. 사업 추진을 맡고 있는 김혜영 상무보도 등도 한 단계 승진했다.

아울러 김민아 롯데지주 재무3팀장, 여명랑 롯데칠성음료 브랜드 팀장, 이정혜 롯데백화점 디자인관리총괄, 신영주 롯데슈퍼 전략상품부문장,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장, 김지나 롯데카드 브랜드전략팀장은 신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와 11일도 이사회를 열고 남은 계열사에 대한 임원인사를 확정할 방침이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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