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국내 주요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의 1년 성적표가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실적을 좌우할 일회성 요인에 관심이 쏠린다. 연초부터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던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실적도 최대 관전포인트다.

대신증권은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은행 및 지주사가 지난해 4분기 ▲KB금융 5,020억원 ▲신한지주 5,410억원 ▲하나금융 5,010억원 ▲우리은행 1,860억원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증권보고서(대신증권)에 따르면, 은행 및 지주사가 지난해 4분기 ▲신한지주 5,410억원 ▲KB금융 5,020억원 ▲하나금융 5,010억원 ▲우리은행 1,860억원의 순익을 전망했다. 이들 네 곳의 4분기 추정 순익은 1조7,3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 1조9,370억원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관리비의 증가가 순익을 끌어내렸다. 금융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에게 통상 4분기는 영업에 집중하는 기간이 아니다. 3분기까지 열을 올렸다가 ‘숨 고르기’를 하며 내년도 영업 구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영업에 희망퇴직, 상여금 지급 등이 4분기에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계절적 요인으로 판관비가 증가한다. 그간 4분기에는 다른 분기와는 달리 실적 상승에 제한이 있어왔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로 380여명이 신청했다. 내년도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은 물론,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예정자도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에 포함됐다.

신한은행도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며 1978년생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280여명이 짐을 쌌으나, 올해는 지난해 인원의 세 배 가까이 되는 780여명의 직원이 몰렸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4분기에만 판관비가 1조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07명이 퇴직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4분기에는 내년 영업 구상 등으로 바쁘기 때문에 (다른 분기에 비해) 보통 힘을 빼고 영업을 보수적으로 하는 편”이라면서 “때문에 연말에는 외형을 확장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나 내년도 사업준비 등에 힘을 쓴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기업들이 납부해야 하는 퇴직금 등을 12월에 보통 맞추기 때문에 4분기에 영업력이 집중되는 퇴직연금 등을 제외하면 영업에는 크게 힘을 쏟지 않는다”면서 “대출에 대해서도 연체관리 등에 힘쓰기 때문에 급격히 늘리지 않는다”고 4분기 실적이 1~3분기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일회성 요인에 힘입어 오히려 견조한 실적이 점쳐지는 곳도 있다. 하나금융은 SK하이닉스 매각이익의 반영으로 ‘2조원 클럽’으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4분기 순익이 5,000억원을 상회하면서 은행 중 유일하게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SK하이닉스 보유주식을 지난해 모두 팔아 2,000억원가량의 매각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적 발표에 있어 최대 관전 포인트는 ‘3조원 클럽’에 나란히 입성할 것으로 보이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성적이다. 두 금융사의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7,897억원, 2조7,376억원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B금융이 리딩 금융그룹을 탈환하게 되면 약 9년 만에 1위가 바뀌게 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금호타이어 추가 충당금 적립 이슈 등 비경상 비용 요인들이 있어 은행들의 4분기 추정 순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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