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최근 금융서비스 시장 트렌드가 '핀테크'에서 '테크핀'으로 바뀌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첨단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지난 몇 년간 금융 서비스에 IT 기술을 접목한 핀테크(FinTech)가 대세를 이뤘다면, 지금은 IT기술에 금융 서비스를 접목한 테크핀(TechFin)으로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11일 딜로이트 글로벌의 '2018 딜로이트 아시아·태평양 금융서비스 규제 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테크핀을 활성화한 케이스"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최대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비롯 바이두, 텐센트 등 IT기업들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핀테크를 주도하고 있는데, IT 기술만 있으면 금융회사를 설립할 수 있을 정도로 규제를 풀어준 중국이 현재 세계 테크핀 시장을 주도하는 공룡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아마존, 삼성 등의 기업도 최신 IT기술과 금융서비스를 접목해 모바일 결제부문의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유럽의 경우도 최근 개정지불서비스 법안(PSD2)을 발표해 지불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을 허용했다"며 "이 법안은 소비자의 접점을 금융기관이 아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규정한 것으로, 비즈니스 플랫폼이 금융시장과 거래를 주도하면서 제품 생산자, 고객 등 시장 참여자의 모든 정보를 소유하고 실질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시장의 변화와 기회 창출뿐만 아니라 각국이 새로운 기회에 대응하는 금융서비스의 투명성 및 건전성 제고, 사전 위험 파악 등 규제 측면에서 금융 서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 각국 경제·금융 관련 규제 기관들은 금융서비스 기업의 문화 및 행동 개선, 개인의 의무와 책임 확대, 고객 중심 금융서비스 강화, 첨단기술 채택, 고령화 및 기후변화에 관련된 위험관리 및 기회 창출에 보다 많은 관심과 행동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금융시장의 변화와 기회 창출뿐만 아니라 각국이 새로운 기회에 대응하는 금융 서비스의 투명성 및 건전성 제고, 사전 위험 파악 등 규제 측면에서 금융 서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8년 글로벌 금융 서비스 규제를 결정하는 상위 10가지 주제를 '글로벌 규제의 미래, 문화 및 행동, 데이터 및 디지털 변혁, 새로운 구조적 위험'등 총 4개의 범주로 분류하고, 금융 서비스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불확실성, 복잡성에 따른 규제 이행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을 비롯 일본, 인도, 싱가포르, 중국의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인구 고령화가 이끌 다양한 금융 서비스 개발이 또 다른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027년까지 아·태지역 국가들은 유로존, 북미지역에 비해 고령인구 증가가 가장 뚜렷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같은 현상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게 위험요소임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 창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고령인구 증가는 건강관리 시스템 수요 증가, 퇴직 상품 자문, 자산관리 서비스 수요를 크게 증가시킴과 동시에 노동인구의 급격한 하락으로 국가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며 “다양한 범주에서 기존 규제 완화나 새로운 규제 수립 등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이 친환경 경영 기업 금융 지원, 탄소배출권 거래 등 녹색 금융서비스, 환경친화제품 등을 개발해 정부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거나,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후 리스크를 자발적으로 감독 당국에 공개하고 위험 관리 프레임워크에 통합되도록 하는 등 기후 관련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EU는 지속 가능 및 녹색 금융에 대한 실행 계획의 일환으로 유럽 감독기관에 기후 및 환경 리스크를 통합할 것을 제안했고, 중국은 국가 핵심 정책의 일환으로 기후변화 의제 수립 및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규제는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케빈 닉슨 딜로이트 규제전략센터 글로벌 및 아·태 지역 리더는 "각국의 규제 수립이 지연되면서 정책적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2018년에도 금융서비스 산업의 리스크 증가, 국제 표준 확립의 불확실성, 규제의 복잡성은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선엽 딜로이트 안진 금융서비스 산업 리더도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금융서비스도 변화를 겪고 있으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금융 규제 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요구된다"며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과 고객 모두 윈-윈 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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