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한국기업평가가 지난해 신용등급 하향세가 다소 완화됐지만 올해에도 하향 우위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송태준 평가기준실장은 여의도 하나금융투자에서 연 ‘2018년 신용 세미나’에서 “2017년 신용등급 변동은 ‘하락우위 강도의 완화’로 요약된다”면서 “작년 연간 등급 상승업체 수는 10개, 하락업체 수는 17개로, 둘을 나눈 ‘업/다운 비율’은 0.59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락업체 수가 더 많아 업/다운 비율이 여전히 1을 밑돌았지만, 2015년 0.15배(8개/52개), 2016년 0.41배(14개/34개)로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신용등급 하락업체 수는 최근 6년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등급이 상향조정된 기업은 화학 업종에 많았고 부정적 전망은 조선 업종 기업이 비중이 높았다. 특히 SK, 현대중공업, 롯데그룹에 속한 기업에 부정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송 실장은 지난해 업/다운 비율이 개선된 이유로 국내외 경기 호전에 힘입은 실적개선 업체 수의 증가, 취약업종 구조조정 진전에 따른 신용 충격(크레딧 쇼크)의 감소, 최근 2∼3년 진행된 등급하락 추세의 일단락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신용등급 방향성에 대해서는 “작년 추세와 유사하지만, 하향 우위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실장은 “최근 등급하락의 주된 배경이 산업추세 변화의 구조적 특징에 기인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저성장 기조 고착화, 경제 쏠림 현상 확대, 전통적인 경기순환 사이클 이탈 업종 증가 등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가리키는 등급전망은 작년 말 기준 부정적 전망 업체 수가 35개사로 긍정적 전망업체 수 16개사를 2배 이상 웃도는 등 여전히 무게 중심이 부정적인 쪽에 쏠려 있다고 송 실장은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2018 산업 신용전망’에 따르면 향후 등급전망이 긍정적이 업종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2개 업종에 불과한 반면 조선, 해운, 디스플레이, 호텔면세, 소매유통, 도시가스, 대부업 등 7개 산업은 부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나영 한기평 금융2실 수석연구원은 올해 증권업종에 대해 “대형사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투자은행(IB) 실적은 개선되면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증권사 실적 양극화는 계속 될 것”이라면서 “신용 익스포저의 확대추세와 부동산 경기저하에 대한 우려, 소형사 수익안정성 약화 등으로 올해 신용등급은 ‘중립적’”이라고 전망했다.

고점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은 올해도 탄탄한 수요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엄정원 평가1실 선임연구원은 “업계 전반의 공격적 설비투자로 공급이 증가되면서 판가 인하 압력이 상승하겠지만 모바일 및 서버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양호한 수급환경을 보여줄 것”이라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업체 영업실적은 낸드(NAND) 경쟁심화에도 불구하고 D램 부문이 높은 이익창출력을 유지해, 전년 수준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