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강화 보단 공급을 더욱 늘려야…수요 분산 대책 병행 ‘필수’

[한스경제 최형호] 정부가 강남 4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강남 집값을 결코 잠재울 수 없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강남 등 서울 특정지역의 경우 투기수요가 가세하면서 재건축·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강남을 중심으로 무기한 최고수준 강도로 현장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강남 등 서울 특정지역의 경우 투기수요가 가세하면서 재건축·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강남을 중심으로 무기한 최고수준 강도로 현장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부동산 업계는 올해 부동산 시장은 각종 부동산 대책 등으로 시장 변수가 가파르고 부정적인 요인들이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확실한 투자가치가 보장되는 강남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전단했다.

정부가 강남에 대한 감시의 눈이 더욱 매서워지더라도 이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할 뿐 중장기적으로 강남 집값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차라리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보다 공급을 늘려 늘어나는 강남 인구를 최대한 맞추는 게 다달이 폭등하는 강남 집값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지역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와 다주택자를 겨냥한 금융규제, 양도소득세 강화와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집값이 나날이 치솟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이달 둘째주 강남 매매가는 지난주 대비 0.42% 올랐다. 특히 강남의 집값 폭등으로 인근 송파구, 양천구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이 부족해 집값 상승곡선이 가장 가팔랐기 때문이다.

강남뿐만 아니라 인근지역까지 집값이 치솟자 기재부는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점검반을 구성, 모든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무기한 최고수준 강도로 현장단속을 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올해 주택공급 물량이 서울 강남을 포함해 예년보다 증가하고 있고,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감안할 때 최근 서울 특정지역의 급등은 투기적 수요에 기인한 것"이라며 " “서울 특정지역의 과열현상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라는 3대 원칙에 따라 투기차단과 시장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강남구 아파트 전경. 사진=임민환 기자.

다만 업계는 정부가 강남지역 감시, 강화 프레임에 초점을 맞춰 수요를 억제시키는 정책보다 강남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공급을 늘리는 것이 집값 안정화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현장 단속 대책은 단기적으로 강남 집값이 주춤할 순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가격 안정화 효과는 미비하다”며 “수요 공급 정책이 확실한 선진국 대도시 역사를 보더라도 대도시 수요는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집값 폭등은 중장기 적으로 봐야 한다”며 “재건축 아파트를 많이 짓고, 그린벨트 지역도 해제해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강남 집값 안정화 효과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에서 투기수요가 강남으로 집중돼 지엽적 양극화 현상을 막으려면 중장기 적인 측면에서 강남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들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실장은 “규제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울 내에서 양극화 현상은 두드러졌다”며 “수요 억제를 위해 정부의 단속은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 즉 강남의 배후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기반산업 확대, 광역 교통망 증설, 교육 등을 대체할 만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역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에 실수요자 위주의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에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만큼 주택공급을 늘리면 집값 안정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강남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도 다른 지역과의 격차를 줄일 수 이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며 “다만 서울에 주택 수요가 부족하고 특히 강남에 많은 수요가 몰리는 만큼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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