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인텔의 컴퓨터 시스템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면서 전세계 수백만대의 컴퓨터가 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인텔 코리아

핀란드 사이버 보안 업체인 에프시큐어(F-Secure)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인텔 펌웨어 기술인 AMT(Active Management Technology)에서 보안 취약 결함이 발견됐으며, 이는 해커가 대략 30초 안에 컴퓨터에 침입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결함으로 AMT를 쓰는 전 세계 노트북 수백만 대가 잠재적 보안 위험에 노출됐으며, 일단 해커가 침입하면 컴퓨터 데이터 접근은 물론 암호화 장벽, 운영체계(OS) 보안 장치 등을 무력화한다고 에프시큐어는 경고했다.

AMT는 IT(정보기술) 담당 부서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기업용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발견된 결함은 컴퓨터에 물리적으로 접근한 해커가 제어 프로그램인 바이오스(BIOS) 등을 뚫도록 해 무단으로 컴퓨터를 조종할 수 있게 한다고 에프시큐어는 설명했다.

특히 해커가 특정 기기 한 대만 뚫어도 기업 전체의 AMT에 침투할 우려가 있다.

이번 결함을 발견한 해리 신토넨 에프시큐어 선임 보안 컨설턴트는 "이번 사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파괴적일 수 있다"면서 "최대로 보안 조치를 한다고 해도 이 결함 때문에 해커가 노트북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신토넨은 "디스크 암호화, 로컬 방화벽, 악성코드 퇴치 소프트웨어 같은 보안 조치를 한다고 해도 이번 결함에 따른 문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각 기업에 AMT 보안을 강력하게 바꾸고, 가능하다면 AMT를 비활성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번 AMT 결함은 앞서 발견된 인텔 반도체칩의 결함과 별개의 것으로, 인텔은 불과 열흘 사이에 치명적 시스템 결함을 연거푸 드러내게 됐다. 최근 인텔의 반도체칩이 '멜트다운'(Meltdown)과 '스펙터'(Spectre)라는 보안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밝혀지며 미국 내에서는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도 진행 중이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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