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창원, 6.13 지방선거 전 부지 매입까지 했더니…여야 찬반 입장 온도차

[한스경제 변동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정치권의 제물이 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창원시장 지방선거를 앞두고 ‘스타필드 창원’ 입점 여부에 대해 각각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역시민단체도 반발하고 나서 홍역을 치루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신세계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조만간 창원시 의창구 옛 육군 39사단 부지에 ‘스타필드 창원’을 짓는 건축 인·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공급업체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5월 초 부지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다음 달인 6월께 설계도면 잡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창원은 연 면적 약 30만㎡ 규모로 지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선보인 ‘스타필드 고양(연면적 36만5000㎡)’ 면적과도 비슷하다. 회사 측은 첫 비(非)수도권에 개장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게다가 생산유발효과는 1조 원, 고용유발효과는 1만7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창원시는 2010년 옛 창원, 마산, 진해시가 통합돼 인구 105만 명의 대도시가 됐다.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다는 방증이다. 또 부산·대구와도 연결된 광역 상권을 갖췄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스타필드 창원 유치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이다. 각자 유리한 측면으로 입장을 내놓으면서 인·허가 향방이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찬성하는 분위기다. 유력 주자인 안상수 창원시장(한국당)은 “시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다만 그는 스타필드 창원과 SM타운 유치 등을 추진하며 지난 4년간 관광산업 및 첨단산업 활성화, 문화예술특별시, 창원광역시 승격 등 현안사업을 벌였다.

안 시장은 지난해 12월 “일부 정치권과 소상공인 단체에서 스타필드 문제를 먼저 제기하고 나섰다”면서도 “신세계가 부지 대금을 다 치르지 않고 건축 허가신청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정부가 대형유통업체 규제책을 발표한다고 하는 데 신세계가 스타필드 건축허가 신청을 할지 불투명하다”며 “그럼에도 신세계가 허가 신청을 한다면 신중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시민 뜻에 따라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창원을 지역구로 하는 박완수 의원(한국당)은 지난해 11월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세계 측과 만났다는 발언을 해 사전접촉 의혹이 불거졌다. 창원시와 신세계가 사전 교감을 나눴다는 것인 데, 박 의원이 그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박 의원은 “최근 신세계 측을 만나보니 스타필드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가 명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충관 당시 제2부시장과 시청 부대협력과 직원 5명이 지난해 2월 7~8일 1박 2일 출장 일정으로 ‘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밀실행정’ 의혹도 불거졌다. 애초 시는 스타필드 창원 입점 계획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창원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창원경실련)은 지난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창원시의 스타필드 하남 견학에 따른 출장계획, 결과보고, 출장비 지원내역 자료 등을 공개했다. 이같은 내용이 공개된 후에야 시는 스타필드 입점 계획을 시인했다. 

민주당에서는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이 창원시장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허 전 부지사는 5개 민주당 창원지역위원장, 소속 시·도의원(김지수, 공창섭, 김장하, 김삼모, 김종대, 김태웅, 송순호, 이민희, 이상인, 주철우, 한은정) 등과 함께 창원 ‘SM타운’, ‘스타필드 창원 입점’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은 우려되는 교통·환경·경제 문제의 해결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공식입장을 정했다. 그러면서 14~15일 이틀에 걸쳐 스타필드 고양을 방문, 쇼핑몰의 규모와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창원 중소상공인 단체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지역민들은 스타필드 입점을 희망하며 ‘스타필드 지지자 모임’을 구성했다.

반면 ‘창원시 중소상공인·시장 보호 대책위원회’는 “인근 소규모 상권은 물론 창원과 마산 등 전체 상권을 집어삼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에선) 반가운 상황은 아닐 것이다”며 “경제를 하는 입장에서 회사 현안이 정치권 엮이는 것은 달갑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우 불편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미 회사는 창원에 스타필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며 “우리의 소비자 필요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개발 계획을 확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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