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정부가 거래소 패쇄 대신 거래실명제 도입으로 규제 방향을 정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해외거래소들의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거래소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신규 가상계좌수를 제한할 수 있다고 중앙일보가 15일 보도하면서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해외 거래소들은 탈세 등 불법자금들을 비롯해 정부 규제에 부정적인 투자자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에 대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날 현재 약 10여개 해외거래소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와 이더델타 등 조단위의 일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는 주요 거래소들은 이달초부터 한국어 입출금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특히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톱3’에 꼽히는 홍콩의 바이낸스는 홈페이지 일부 내용을 한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금지한 무료 코인 지급과 더불어 고급 스포츠카 증정 이벤트까지 내세우며 국내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인질리와 쿠코인 등 홍콩 및 중화권 거래소들도 잇따라 한국어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비트플라이어 등 일본계 거래소들도 1월 중 한국어 서비스를 도입을 완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정부가 거래소 폐쇄 방침을 거론한 이후 국내에서 해외로 거래소를 바꾸는 ‘사이버 망명' 조짐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가상화폐 카페와 커뮤니티에서 해외 거래소 가입 방법과 이용 방법 등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해외거래소 계정은 실명제가 본격화되는 우리나라 거래소와 달리, 공인인증서 등 별도의 조치 없이도 구글계정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10분 안에 만들 수 있다. 송금 방법도 간단하다. 국내에서 구매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해외거래소의 내 주소로 보내는 방식이며 최대 1시간이면 수수료 없이 송금이 완료된다.

빗썸의 경우, 12월 마지막주(WAU) 이용자는 전주대비 10% 감소한 150만명에 그쳤고 업비트 역시 10만여명 감소한 116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김치프리미엄은 40%에 달했다.

업비트에서는 원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이후, 해외거래소에 만든 비트코인 계좌로 비트코인을 옮길 수 있다. 비트코인의 해외전송시간은 최대 3시간, 이더리움 등은 10분내에 가능하다고 뉴스1이 전했다. 업비트는 미국의 비트렉스와 연동해 거래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로 옮겨 가상화폐를 거래하게 되면 한 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가상화폐 시세가 세계 시세보다 20∼30% 비싸 국내 가격으로산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서 팔 때는 그 프리미엄만큼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된다. 상당수 거래소가 현지 거주자에게만 현금 입출금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어 가상화폐를 현금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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