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호 한국스포츠경제 기자.

[한스경제 최형호] “오빤 강남스타일” 가수 싸이가 지난 2012년 발매한 ‘강남스타일’은 한때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오를 정도로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쳤다.

강남스타일이라는 말에 내포된 또 다른 의미는 “돈 많고 잘 나간다” 즉, 강남이 ‘부촌’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또 다른 방증인 셈이다.

이 노래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직후, 외국인들의 눈에도 한국의 강남이라는 도시는 미국 비버리힐즈나 맨해튼처럼 한국 부자들이 사는 동네라는 인식이 생길만큼 상징성을 지녔다.

한국인들에게도 강남은 ‘부자들이 사는 동네, 결국 돈 벌어 성공하면 최종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곳’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위화감을 조성하는 동네로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많다.

정부는 이런 강남을 골칫거리로 여길 수 밖에 없다. 부동산 투기를 포함해 모든 부동산 자금이 강남으로 유입돼 다른 지역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니, 간격의 최소화, 즉 양극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강남은 반드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바람처럼 잡히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직까지 이런 강남을 잡은 정부는 없었다. 오히려 규제가 심하면 심할수록 강남 부동산은 뻥튀기처럼 부풀어 올랐고 ‘웃돈’ 폭탄이라는 거품을 양산해냈다.

강남에서 부동산 공인 중개업을 하는 이들도 강남 집값이 오를수록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 즉 강남의 이런 풍토가 익숙하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규제에 대한 학습효과도 한 몫했다.

지난 11일 정부의 강남지역 합동점검 발표 이후 강남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의 분위기는 예상대로 조용했다. ‘임시 휴업’ 간판을 걸어놓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불이 켜진 공인중개업소에 문을 두드리고 취재차 뭐라도 물어볼라 치면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손사래만 칠뿐이었다. 지난 6·19, 8·2 대책 합동점검 때마다 행해왔던 그 관례 그대로였다.

강남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강남을 잡겠다고 잡히겠냐”며 비웃듯 반문한다. 정부 단속을 잠깐 피하는 소나기나 보여주기식 행정쯤으로 여기며 잠깐 정부의 눈치나 볼 뿐, 전혀 무서워하거나 동요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강남 집값이 수직상승하면서 인근 양천구까지 집값 오름 현상에 영향을 줬고 강서구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양천구 목동아파트 전경. 임민환 기자.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 잠시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가 이내 되살아나곤 했던 학습 효과 때문이다. 내성이 생긴 것이다.

오히려 집중 단속이라는 정부의 회초리는 더 이상 강남 부동산을 막는데, 한계가 온 느낌이다. 강남 집값이 수직상승하면서 인근 양천구까지 집값 오름 현상에 영향을 줬고 강서구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이달 둘째주 강남 매매가는 지난주 대비 0.42% 올랐다. 특히 강남의 집값 폭등으로 양천구도 영향을 받아 전주 (0.23%)의 3배 이상인 0.77%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에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이 부족해 양천구 집값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결국 상황이 이렇게 최악으로 가게 되면, 다른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단속강화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가 회초리를 들지 말고, 강남 부동산과의 타협점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강남이라는 특수성을 인정해 미국 비버리힐즈나 맨해튼처럼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바라보는 것 말이다.

대신 서울시는 강남에 걸맞은 재산세 공동과세 등을 포함한 세금을 지금 보다 더욱 걷어 다른 지역에 나눠주고, 결국 부동산 측면에서 균형점을 조금씩 찾아가면 최소한 서울 내 양극화라는 기형적인 부동산의 모습은 없어질 것이다.

어느 부동산 전문가가 한 말처럼 부동산 수요과 공급 법칙은 선진국 어디에서도 공존해 온 불변의 진리다. 부동산 시장 경제의 가장 교과서 적인 논리라 할 수 있는데, 정부가 이런 논리를 급작스러운 대책 안에서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 급등’이라는 위험을 빠뜨리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이런 위험에 직면해 있다. 대책 없이 단속이란 엄포를 놓는 것보다, 현재 대책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보완점을 찾는다면 지금 보단 더욱 위험하지 않는 강남 부동산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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