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오는 4월부터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돼 치료이력이 있거나 경증 만성질환을 가진 소비자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본인 부담금은 30%로 최근 2년간의 치료이력만 심사한다.

금융위원회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오는 4월 유병력자실손보험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고혈압 등 단순투약중인 경증 만성질환자도 가입이 가능하며 기존 치료경력이 있어도 심사대상 기간과 가입심사 항목이 출소돼 가입이 비교적 쉽다.

기존 실손보험은 가입 희망자의 최근 5년간 치료 이력을 18개 항목으로 심사한다. 이 때문에 5년 사이 질병·수술 기록이 있는 유병력자는 가입하기 어려웠다. 새로 출시하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가입 심사 항목을 6개(병력 관련 3개·직업·운전·소득)로 3분의 1을 줄였다. 질병·수술 등 이력은 최근 2년간의 것만 심사한다.

5년간의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은 10대 중대질병 중 암 한 가지뿐이다. 암은 의료진이 완치 판정을 하기까지 5년간 관찰해야 하고, 전이나 합병증이 다른 중대질병과 달리 광범위해서 5년 심사가 불가피했다.

고혈압 등 약을 먹는 경증 만성질환자도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노후 실손보험의 경우에도 고령자의 상당수가 만성질환 등으로 투약 중이어서 가입이 저조했다.

보장구조는 ‘착한 실손보험’과 동일하게 본인 부담금 30%로 정했다.

무분별한 의료 이용에 따른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유병력자 실손 가입자가 입원 1회당 최소 10만원, 통원·외래 진료 1회당 최소 2만원을 부담하도록 했다.

월 보험료는 50세 여성 4만8920원, 남성이 3만4,230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험개발원은 추정했다. 보험 고위험군에 대해 가입 심사를 대폭 완화하는 만큼 보험료가 일반보다 비싼 것은 불가피하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보험료는 일반 실손보험과 마찬가지로 매년 갱신하며, 상품 구조는 유병력자 통계와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재인 케어) 경과 등을 반영해 3년마다 변경하기로 했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그동안 실손 가입이 어려워 의료비를 과도하게 지출할 위험이 있는 유병력자와 경증 만성질환자에 대한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며 "4월에 상품 출시 전 보험료 등 정보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소비자에게 알리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단체·개인, 일반·노후 등 실손보험 상품 간 연계 개편 방안을 추가로 발표한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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